지속가능한 MBC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
–서울과 지역사 공생 위한 혁신적 경영모델 시급
–저널리즘, 로컬리즘 구현 본분 포기 안돼
지역 MBC의 위기는 수사가 아니라 현실로 닥쳐왔다. 가장 기초적이고 고유한 업무이자 우리의 정체성인 방송을 줄여가며 월급을 깎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구성원들이 희생을 감내한다고 해도 사상 최악의 적자를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전국의 지역MBC는 그나마 손에 쥐고 있는 유보금으로 버텨야 하는 벼랑 끝에 와 있다. 어떤 방식이든 대책이 필요하다. 그것도 빨리.
지역방송은 지역사회를 지키는 근간이고 힘이다. 지역 MBC의 역사는 공과 과가 함께 공존하지만 수 십 년 동안 독자적으로 지역방송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왔음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위기는 갑작스럽고도 강력한 형태로 찾아왔고 구성원들만의 의지와 노력으로는 거대한 파도를 넘기에는 역부족이다. 공영방송으로서 정체성과 공적재원에 대해서는 긴 시간의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반면, 지역 MBC의 생존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지속가능한 모델을 당장 찾아야 한다.
지역사 사장들은 지난 2년 동안 무엇을 했나. 어렵다, 어렵다 되뇌이기만 하고 깎아라, 깎아라 요구만 해왔다. 철학이 담긴 뚜렷한 비전도 먹거리를 책임질 사업적 안목도 찾기 힘들다. 직원들이 임금을 삭감해야 하는 엄혹한 현실에도 남은 임기 동안 가만히 엎드려만 있을 것인가. 후배들이 생계를 유지하고 자긍심을 지켜가는 소중한 직장이다. 대안도 없고 자신도 없다면 차라리 깨끗하게 물러나라.
본사인 서울MBC도 대주주에 걸맞는 책임을 져야 한다. 지역은 지역이 알아서 하라는 방관자적인 태도는 사장을 임명하고 이사회를 통해 중대한 경영상의 결정을 좌지우지 하는 본사가 취할 입장이 아니다. 지상파의 목줄을 죄는 산업의 현실과 방송의 공적 책무 사이에서, 지역사가 포함된 MBC 미래의 청사진을 서둘러 내놓아야 한다. 논의의 시작과 결행은 경영자들의 몫이고 구성원들에게 설명하고 공감대를 만들어 내는 책임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에게 회사의 연속성은 단순히 직장을 지키는 것을 넘어 ‘지역방송 MBC’를 사수하는 일이다. 기회도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회사가 헌신과 진정성을 담아 실현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한다면 노동조합은 최선을 다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통을 나눠 가질 것이다. 지역 MBC는 우리 삶의 터전이자 지역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 믿고 자신하기 때문이다.
2020년 7월 2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