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자율경영이 무엇인지 보여 달라”
신임 사장 공모에 지원한 최종 후보 2명이 모두 자사 출신이다. 사실상 두 번째 자사 출신 전주MBC 사장을 목전에 두고 있다.
6년 만에 맞게 된 자사 출신 사장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우려가 적지 않다. 과거 첫 자사 출신 사장이 벌인 작태를 우리 모두가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의 폐해를 보인 능력과 자질 부족 문제는 논외로 하더라도, 적폐시절 김재철 서울 사장 밑에서 자사 출신 사장이 꼭두각시 노릇을 자행했던 그 참담한 시절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조합이 최근 실시한 조합원 설문조사에는 이런 우려가 여실히 드러난다. 자율 경영은 뒷전이고 연임하고픈 욕망에 사로잡혀 줄 세우기 인사, 조합에 대한 무시와 억압, 일방적인 인력감축, 비정규직 양산 등이 재발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문조사 결과는 자사 출신에 대한 조합원들의 염원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고 있다. ‘전주MBC를 우리, 우리 회사라고 생각하는 사람’, 그 사람이 사장이 되어야 전주MBC 구성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지금 같은 최악의 경영 상황을 극복하며 지역방송의 존립 기반인 지역과 지역민을 위한 공정방송에 매진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조합원들은 입을 모아 “현 상황을 파악할 시간조차 주기 아깝다”라고 말한다. 그만큼 우리는 절박하다. 그 절박함이 자사 출신 사장이 지금 필요한, 가장 큰 이유이다.
13기 조합은 지난 2년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문해왔다. 미래를 걱정하는 우리 구성원들만큼 절박한 심정으로 회사를 이끌어달라고 말이다. 이제 그 바통을 자사 출신 사장이 받아 제대로 된 자율경영, 그리고 자사 출신만이 할 수 있는 과감한 투자, 후배의 미래를 걱정하는 비전 있는 경영, 도민에 사랑받는 뉴스와 프로그램을 펼쳐보여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성공해서 자사 출신이 왜 사장이 되어야 하는지 자율경영의 정답을 보여주기 간절히 바란다.
2021년 1월 27일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 전주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