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유기 방문진, 경영평가보고서 폐기 과정 밝혀라!

직무유기 방문진경영평가보고서 폐기 과정 밝혀라!

 

 

 

 

 

 

경영평가보고서 채택 거부는 적폐 이사들의 고의적 직무유기

 

 

결국 2016년도 MBC 경영평가보고서가 폐기됐다지난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의 경영평가보고서 채택 투표에서 박근혜 정권이 임명한 구 여권 추천 이사들은 약속이나 한 듯 아무도 손을 들지 않고 안건을 외면했다.

 

 

언론에 공개된 내용을 보면 방문진으로부터 평가업무를 위임받은 집필진들이 경영평가 초안을 완성한 것은 이미 지난 6월이었다그러나 구 여권 추천 이사들은 온갖 핑계를 대고 강짜를 부리며 4개월동안 4차례에 걸쳐 채택을 미뤄왔다그 핑계가 집중된 분야는 유독 보도 시사’ 부문 평가였다김장겸 사장이 보도본부장으로 재직하며 MBC 보도 부문 책임자로 있던 시기에 대한 평가이다.

 

 

경영평가소위원회에서 이들은 MBC의 보도 시사 프로그램의 경쟁력과 신뢰도가 추락한 원인으로 노사 관계를 지적한 부분이 보도 시사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경영부문에 대한 평가라는 궤변을 폈다소송 현황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보고서가 이사회로 넘어가자 더욱 어이없는 발목잡기가 등장했다. ‘MBC를 JTBC와 비교한 것이 적절하지 않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 MBC가 권력 감시를 소홀히 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MBC가 친 정부 친 여당 보도를 하며 중립적이지 못했다는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며 계속해서 내용 수정을 요구한 것이다평가를 위해 <시사인>이나 <시사저널>같은 매체를 인용한 것도 트집잡았고, ‘막말같은 단어 하나하나 걸고 넘어지기 시작했다심지어 보도 시사’ 부문 평가를 담당한 교수의 칼럼을 문제삼기까지 했다.

 

 

이들은 1년 전 자신들이 경영평가보고서에 대해 취했던 입장을 손바닥 뒤집듯 180도 뒤집었다. 2015년 보고서에서 국책연구기관인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서 실시한 시청자평가조사가 누락되는 일이 있었다공인된 지표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방문진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구 여권 추천 이사들은 외부 집필진의 독립성을 명목으로 깡그리 묵살했다. 4만명 이상의 시청자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시청자평가에서 MBC는 공정성신뢰성공익성유익성다양성 분야에서 모두 최하위였다. MBC 경영진에게 불리한 결과를 쏙 빼놓을 때에는 집필자의 독립성을 핑계로 빠져나갔던 작자들이, MBC 경영진에게 불리한 결과가 포함되자 평가의 주체는 집필진이 아니라고 말을 바꿨다.

 

 

MBC에 대한 경영평가는 법에 명시된 방문진의 의무이다. 6천만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하지만 김광동권혁철이인철 이사 등은 여러차례 수정을 요구하며 시간을 끌었고고영주 이사장은 사실상 경영평가보고서 폐기를 위한 표결을 강행했다방문진의 법적인 의무를 고의적으로 해태한 것이다.

 

 

MBC 경영진에 대한 유불리특히 2016년도 보도 책임자가 김장겸 사장이라는 점을 볼 때 김장겸 사장에 대한 유불리에 따라 경영평가 승인 여부를 결정한 것이나 다름없다그동안의 경영평가가 공정하고 엄정한 평가가 아니었음을 자백한 셈이다그리고 이날 방문진이 외면한 것은 경영평가보고서 뿐만이 아니었다. MBC 파업에 대해 김장겸 사장을 출석시켜 현안보고를 받자는 안건도 부결시켰다. MBC의 엄중한 상황을 해결하려는 의지는 보이지 않았다모든 안건을 판단하는데 있어 우선순위는 김장겸 자리 지켜주기였다.

 

 

방송법은 시청자의 권익보호와 민주적 여론형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 방송문화진흥회법 역시 방송사업자의 공적 책임을 실현하고민주적이며 공정하고 건전한 방송문화 진흥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시청자들은 MBC의 경영평가 과정을 알 권리가 있다.

 

 

방송문화진흥회는 경영평가소위원회에서부터 이사회에 이르기까지 경영평가보고서가 폐기된 과정 전체를 투명하게 공개하라노동조합은 모든 과정을 낱낱이 알리고폐기한 경영평가 보고서 역시 공개할 것을 방문진에 요구한다보고서 폐기를 주도한 이사가 누구였는지보고서 채택을 반대한 이사와 수정을 요구한 이사는 누구였는지집필자에게 언제 어떤 방식으로 수정을 요구했는지이들이 문제삼은 부분은 어떤 내용이었는지이에 대한 해당 집필자의 반응은 어떠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수천만원의 예산이 들어간 경영평가 보고서 역시 시청자들에게 공개해야 한다.

 

 

방문진 이사들은 마땅히 수행해야 할 의무인 경영평가조차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채 자리를 꿰차고 절대 물러나지 않겠다는 성명이나 발표하고 앉아있다. MBC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역량도 없다그저 어떻게든 MBC를 적폐세력의 보루로 유지하려는 생각뿐이다그 사이 MBC의 경쟁력과 신뢰도는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고, ‘11은 시청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이는 시청자의 권익보호와 민주적 여론 형성방송의 발전과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해야하는 공영방송의 본령과도 어긋나는 일이다.

 

 

MBC는 국민의 자산이다투기를 위한 부동산이 아니다공영방송을 제대로 관리감독할 의지도 역량도 없다는 것이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다알박기를 그만두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국민과 시청자들을 위한 유일한 길이다.

 

 

2017년 9월 18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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