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겸 감싸려 직무유기, 방문진 이사들은 사퇴하라
김장겸 감싸려 직무유기, 방문진 이사들은 사퇴하라
2016년 MBC 경영평가보고서 채택 두 차례 무산
방송문화진흥회가 ‘2016년 MBC 경영평가보고서’ 채택을 또 무산시켰다. 지난달 27일 이사회에서 채택에 실패한 이후 두 번째다. 방문진은 어제(20일)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2016년 경영평가 결과 승인 및 공표 결의’ 건을 논의했지만 구 여권 추천 이사들의 거듭된 반대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구 여권 추천 이사들은 이번에도 보고서의 보도·시사 분야를 문제 삼았다. 보고서는 “객관성과 공정성 관련 사유로 MBC가 방송통신위원회으로부터 받은 법정 제제만 8건에 이른다”며 “원만한 노사관계와 미래지향적 조직 문화 정립을 통해 공영방송사의 가치인 공정성과 신뢰성을 위해 나아갈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구 여권 이사들은 이같은 비판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27일 이사회에서 폈던 주장을 그대로 되풀이했다.
이인철 이사는 보도·시사 평가에 노사간 분쟁을 언급한 것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수정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불만도 제기했다. 하지만 평가단의 담당 교수는 보도·시사의 경쟁력 하락이 신입사원 공채 중단이나 경력사원 대규모 채용 등과 무관하지 않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김광동 이사는 MBC와 비교 대상으로 언급된 언론사들의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보고서에서 평가 기준으로 언급된 Jtbc는 공정성과 신뢰도에 대한 각종 조사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했고, <시사저널>은 10년 넘게 국내 언론사들의 신뢰도를 조사해온 곳이다.
구 여권 이사들이 억지 논리와 궤변을 동원해 보고서 채택을 미루는 속내는 분명하다. 지난해 보도·시사 분야의 책임자가 당시 보도본부장이었던 김장겸 사장이기 때문이다. MBC의 관리 감독 기구인 방문진의 공식 보고서에 김장겸이 빚은 ‘보도 파탄’의 흑역사가 기록되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
경영평가보고서 채택은 방송문화진흥회법 10조에 명시된 방문진의 결의사항이다. MBC의 보도·시사, 편성·제작, 경영, 기술 등 4개 분야에 대한 경영 성과를 매년 종합 평가하는 방문진의 주요 업무 중 하나이다. 보고서는 통상 매년 6월 채택돼 공표와 함께 국회와 방송통신위원회 등에도 제출된다. 그러나 구 여권 추천 이사들은 보고서 채택의 시기와 절차 등에 대한 규정이 없는 맹점을 악용해 발목 잡기와 시간 끌기로 일관하고 있다. 법률이 정한 직무를 유기하는 행위이다.
방문진은 보고서 작성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해 경영평가단을 외부 교수들로 구성한 취지도 훼손했다. 맹목적인 흠집내기로 평가단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침해하고 있다. 오늘날 MBC 몰락의 배후로서 추궁 당할 책임을 회피하려는 꼼수이다. 방문진은 다음달 9일로 예정된 임시이사회에서 반드시 경영평가보고서를 채택하라. 그리고 MBC 파괴의 공범으로서 책임을 지고 김장겸 경영진과 함께 총사퇴하라.
2017년 7월 2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