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 사유 자백한 ‘김장겸 난파선’의 확대간부회의
오늘 아침 김장겸 사장이 확대 간부회의를 소집했다. 20여 분만에 끝난 회의에서 김 사장은 “흔들리지 말라”는 회유와 함께 가식적인 악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MBC 구성원들의 잇단 제작중단과 총파업 찬반투표에 맞서 간부들을 다독이려는 목적으로 소집했지만, 회의에서의 발언은 경영실패를 자인하고, 거짓말을 늘어놓는 수준이었다. 오늘 회의로 김장겸 경영진의 퇴진 사유는 더욱 명확해졌다.
먼저 김장겸 사장은 본인의 경영 실패를 자인했다. 김 사장은 “광고 매출이 작년에 비해 16%가 줄었고, 경쟁사에도 1백억원 이상 뒤지고 있다”고 발언했다. 주지하다시피 탄핵당한 정권이 임명한 방문진이 김장겸을 사장으로 선임한 것이 올해 2월이다. 남 탓을 하고 싶었을 지 모르겠지만 결국 올해 경영 실패의 책임이 오롯이 자기에게 있음을 실토한 것이다.
김장겸 사장은 또 보직 간부와 전 직원들을 상대로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김 사장은 “특별근로감독관을 파견하고, 각종 고소 고발을 해봐도 경영진에게 책임을 물을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부당노동행위 피의자로 입건되고, 특별근로감독관의 출석 요구를 계속해서 거부하고 있는 자가 후안무치한 거짓 선동에 나선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이미 장관이 직접 범법행위를 확인했다고 밝혔고,,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회사는 계약직, 협력직, 작가, 스태프를 인질로 삼았다. 노동조합이 회사를 나락으로 몰고 간다면서 MBC에 생계를 맡기고 있는 다른 직원들은 어떻게 해야 하냐고 조합에 화살을 돌렸다. 노동조합은 되물을 수밖에 없다. 제작중단에 동참한 <PD 수첩> 작가진을 계약 해지로 겁박하고, <시사매거진 2580> 작가진들에 대한 사실상의 집단해고를 종용한 주체가 누구인가?
사법부의 결정조차 무시했다. 이미 사법부는 수차례 MBC 내의 징계와 부당전보가 불법적이었음을 판결했다.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무엇인가. 마음에 안드는 노동조합원들을 배제하고 격리하고 모욕줘 온 행위이다. 그 행위가 전사적으로 지시, 기획, 실행돼왔음을 보여주는 물증이 이번에 새로 드러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랙리스트’를 부인하는 것은 법적으로도 결론이 난 판단을 부인하고 무시하는 행위이다.
쟁의행위 참가자들에 대한 차별은 물론, 배임행위까지 공언했다. 사측은 확대간부회의가 끝난 후 직원들에게 “회사 업무를 충실히 행하는 직원에게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업무 수행자에 대한 성과 보상을 최대한 조속히 즉각 실시한다”고 통보했다. 승진과 금전적 보상의 미끼를 던진 것이다. 사장의 입으로 회사 경영이 어렵다고 밝힌지 반나절 만에 성과 보상을 해주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영 파탄’을 획책하고 있다고 자백한 것이다. 말의 앞뒤도 맞추지 않고 거짓으로 회유해 돈이나 몇 푼 던져주면 MBC 구성원들이 불의와 타협할 것이라고 모욕한 것이다. 쟁의행위자들에게 상대적 불이익을 주는 부당노동행위이자 형사 처벌 대상이다.
사측은 그러면서 “회사 정상화 이후, 노력한 모든 직원에게 걸맞는 조치를 취한다”, “방송법과 상법이 허용하는 한 회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노동조합은 경고한다. 방송법과 상법 운운하기 전에 악질적인 탄압으로 MBC를 파괴하고, 노조파괴를 공작하고, 형법과 노동조합법을 위반한 경영진은 이 모든 범죄 행각에 대한 법적 책임을 먼저 각오해야 한다. 무엇이 진정한 회사의 정상화인가. ‘회사 정상화 이후 걸맞은 조치’는 법을 위반한 경영진이 교체되고 범죄자들이 사법적 처벌을 받는 것이다.
2017년 8월 2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