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한·윤길용 게이트의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한다
회사는 중단된 감사 즉각 재개하고 검찰 고발하라
“안광한의 행위는 형법상 사기와 배임에 해당“
퇴임 직후 ‘편법 자문위원 계약’ 추진으로 수억 원대의 ‘황제 전관예우’ 논란에 휩싸인 안광한 전 사장의 새로운 비리 의혹이 폭로됐다. 오늘 아침 공개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안 전 사장은 MBC플러스 사장 재임 시절 해외출장을 빙자해 회삿돈으로 개인 관광을 다닌 것으로 지난해 MBC 정기감사에서 드러났다. 안 전 사장은 MBC플러스 사장으로 재임하던 2013년 10월13~19일 직원 2명과 함께 모나코로 출장을 다녀왔다. 출장 명목은 스포츠 중계권 박람회인 ‘스포텔(SPORTEL) 모나코’ 참관이었지만, 실제로는 외유에 가까웠다. 6박7일 일정 중 모나코 행사에는 개막 전날을 포함해 단 이틀만 머물렀다. 나머지 나흘은 엉뚱하게도 모나코에서 2천5백km나 떨어진 우크라이나 키에프와 체코 프라하를 방문했다. 호텔과 가이드 비용은 미리 한국에서 여행사를 통해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출장에 쓴 돈이 2천만 원이다.
해명은 더욱 가관이다. 그는 출장비 전용 의혹에 대한 취재기자의 질문에 “한류 확산을 위한 K-POP 공연과 프로그램 교류 가능성을 파악하고 현지 사정을 알아볼 목적으로 우크라이나 경유 일정을 잡았다”고 밝혔다. 일단 이 해명에 대해 상식적 기준에 따른 판단은 유보하겠다. 사실 여부는 당시 출장계획서를 회사가 공개하고 철저하게 감사하면 명백히 밝혀질 일이다. 안 씨의 이같은 행위는 형법상 사기와 업무상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 법률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윤길용 게이트, 고영주, 김광동, 백종문, 김장겸도 연루
당시 감사에서는 윤길용 MBC NET 사장의 공금 횡령 의혹도 지적됐다. 윤 사장은 울산MBC 사장으로 재임하던 2014년부터 2년간 회삿돈을 빼돌려 본사 임원과 방문진 이사들에게 값비싼 선물 공세를 퍼붓고 골프접대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안광한 당시 사장과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현 부사장), 김문환 방문진 이사장 등을 비롯해 고영주 현 방문진 이사장과 김광동, 박천일, 김원배 등 여권 추천 방문진 이사들이 그 대상이었다. 광고영업 활동 등에 써야 할 예산 2천여만 원을 전용해 자신의 인사권자들에게 로비를 해온 것이다. 선물을 받은 대상자 중에는 당시 차기 사장으로 유력했던 김장겸 현 사장도 포함돼있다. 이들의 행위는 각각 횡령, 배임증재, 배임수재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 법률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감사국은 해체, 담당자는 징계
회사는 이런 사실을 이미 적발하고도 은폐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안 전 사장의 출장 의혹은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된 정기감사에서 지적됐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지난해 12월 안 사장은 감사국에 대한 갑작스런 대규모 인사발령을 단행했다. 부국장과 감사 1,2부장 등 감사국 소속 6명을 돌연 다른 부서로 전보시킨 사상 초유의 인사발령으로, 사실상 감사국 해체였다. 담당자는 이후 대기발령을 거쳐 석연치 않은 이유로 최근 징계 처분까지 받았다.
노동조합은 당시 사장이던 안광한 씨가 감사 과정에서 자신의 비위 사실이 드러나자 감사를 중단시키고 감사국을 사실상 해체한 것이 아닌지 묻는다. 초유의 감사국 해체 사태에 대해 회사의 철저한 진상 조사를 요구한다.
철저한 재감사, 검찰 고발이 필요
지난해 하반기에 진행된 정기감사 결과는 아직도 대주주인 방문진에 보고되지 않고 있다. 사실상 감사가 중단되고 덮인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당장 지난해 감사에서 적발된 비위 사실 등을 낱낱이 공개하라. 감사가 왜 돌연 중단되고 해당 감사인이 징계를 받았으며, 어떤 사유로 감사국이 사실상의 ‘해체 파동’을 겪었는지 즉각 밝혀야 한다.
공영방송을 바닥으로 추락시킨 장본인들의 범죄 혐의를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 이들이 공영방송을 장악한 동기는 이쯤 되면 ‘소신‘이 아닌 추악한 탐욕으로 보인다. 이제 이들을 심판할 때이다. 노동조합은 그동안 확보하고 있던 전현직 경영진의 비위 의혹을 조만간 차례차례 공개할 계획이다.
2017년 4월 2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