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용마 조합원 3주기] 그와 함께 꾸었던 ′꿈′을 반드시 이루겠습니다

8월 무더위의 한복판, 이용마 기자와 작별을 고한 그날을 다시 맞이합니다. 허망하게 떠나보내야만 했던 그날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건만, 어느새 3년이란 시간이 훌쩍 흘러갔습니다.

 

지난 시간을 돌아봅니다. 병마와 힘겹게 싸우던 마지막 순간까지 이용마 기자가 그토록 염원했던 언론 개혁의 꿈을 우리는 아직도 이루어내지 못했습니다. “방송의 자유와 정치적 독립”, “소수의 권력이 아닌 다수의 약자를 위한 방송”. 그런 언론 그런 세상을 만들자고 그와 함께 꾸었던 꿈과 그에게 했던 굳은 약속이 이제는 흐르는 시간과 함께 조금씩 흐릿해졌던 건 아닌지 되묻게 됩니다. 혹여 변한 것 없는 현실에 그 꿈과 약속 대신 무기력과 냉소가 자리 잡았던 것은 아니었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의 현실을 바라봅니다. “정치권력이 공영방송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지배구조 개선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겠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이용마 기자에게 했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공영방송에 대한 정치적 후견주의의 악순환을 끊고 공영방송을 국민의 품으로 돌려 달라는 간절한 바람을 정치권력은 그들만의 강력한 기득권 속에 외면했습니다. 그렇게 우리에게 주어졌던 최선의 시간은 허무하게 흘러가 버렸습니다.

 

그 사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공영방송을 송두리째 망가뜨렸던 세력들이 다시 준동해 방송 장악의 검은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대놓고 방송통신위원장의 사퇴를 종용하고, 감사원을 앞세워 압박의 수위를 높여 가고 있습니다. 집권 여당은 권성동 원내대표를 필두로 연일 공영방송과 언론 노조에 대한 허위사실을 내뱉으며 국민을 호도합니다. 자신들에게 충성할 사장을 내리꽂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공영방송을 장악했던 과거의 작태에서 전혀 변한 게 없습니다. 공정방송을 외치던 조합원들에게 부당해고, 부당전보의 칼날을 마구잡이로 휘둘렀던 이들이 반성은커녕 오히려 피해자 행세를 하는 작금의 모습은 말 그대로 목불인견입니다.

 

오늘의 절망 속에 다시 이용마 기자를 떠올립니다. “세상은 바꿀 수 있다”고 외치던 그의 당당한 목소리와 빛나던 눈빛을 기억합니다. “공영방송의 주인은 국민”이라던 그의 신념을 되새깁니다. 지난 시간 우리의 실천이 모자랐을지언정 그는 명쾌한 해답을 가지고 언제나 우리 곁에 있었습니다.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더뎠던 걸음을 크고 힘차게 내딛겠습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지금이 우리가 이용마와 ‘함께’ 꾸었던 꿈과 그와 ‘함께’ 했던 약속에 다가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MBC를 국민의 품으로 돌려주기 위한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반드시 이루겠습니다.

 

 

2022819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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