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영상기자회 성명] 사실과 다른 주장으로 언론의 자유를 훼손하지 말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과 관련, 이를 온라인에서 최초 보도한 MBC와 현장을 풀(POOL) 취재한 영상기자, 취재기자를 음해하는 공격과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가장 먼저 보도한 죄’로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MBC기자들의 실명과 신상털기 등 인신공격까지 이루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오보’라고 주장하더니 이제는 ‘허위 사실 유포’로 MBC를 형사 고발까지 하고 나섰다. 과연 누가 잘못된 사실을 퍼트리며 국민의 눈과 귀를 속이고 있는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주요 일정을 풀(POOL)단 위주로 공개하는 정당, 이를 취재하는 언론사와 소속 노조라면 당연히 풀 취재의 개념과 운영 방법에 대해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알고도 비속어 논란을 피해가고자 ‘정언유착’과 같은 주장들을 하는 것인지, 정녕 풀 취재에 대해 몰라서 그런 것인지 의문이다. 모르는 것이 죄는 아니므로 다시 설명드리겠다.

 

풀 취재 시 가장 중요한 원본 송출은 참여사에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 원칙이다. 특히 대통령 순방과 같이 중요한 일정에서 특정 언론사에만 먼저 송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번 해외순방 역시 동일 장비와 전송망으로 같은 시간에 이루어졌다.

 

취재 담당 순번 역시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기자단 간사가 조정하되, 풀단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 그 외에는 사전에 정해진 순번에 따라 취재 현장에 들어가도록 되어있다. 대통령실 출입 영상기자단이 성명에서 밝혔듯, 당시 취재 상황 역시 순번 개입은 불가능했다. 촉박한 일정과 교통상황으로 인해 타사 영상기자의 교대가 힘들어지자, 앞선 일정을 취재했던 MBC영상기자가 기자단 판단 하에 이어서 계속 취재한 것뿐이다.

 

국민의힘과 특정 언론, 단체의 주장대로라면 MBC영상기자가 1) 대통령이 박진 장관에게 어떤 말을 할지 사전에 미리 알고, 2) 열악한 교통상황을 미리 고려해서 3) 뒷 일정까지 담당 풀러로 이어서 취재하리라는 것을 예측, 4) 앞선 일정들의 취재 담당 순번까지 조정해가며 취재에 들어가기라도 했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비속어 논란’ 현장을 취재한 영상기자는 대통령이 어떤 발언을 할지 미리 알 정도로 윤 대통령과 ‘유착’이라도 되어 있다는 것인가.

 

12개의 방송사가 동일한 취재 원본을 같은 시점에 공유했고, 들리는 대로 보도했다. 하지만 각자의 기사판단에 따라 기사화했던 148개의 언론사들은 그저 “MBC를 따라가는 언론”으로 폄훼 당했다. 언론사들의 기사판단 능력과 풀 취재 시스템을 무시하고 유독 MBC만을 공격하는 저의가 의심스럽다. 과연 방송장악의 향수를 버리지 못한 집단답다.

 

잘 듣지도 못하면서

 

뻔히 들리는 소리는 다르게 듣고 하지도 않은 일은 했다고 한다. ‘바이든’이 ‘날리면’으로 들리고 발언 당사자인 윤 대통령도 그렇게 말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윤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하는 ‘자유’이다. 하지만 하지도 않은 “왜곡을 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자유가 아니다. 언론에 대한 겁박이다. 풀 취재를 이해하지도, 인정하지도 않더니 이제는 ‘풀 취재 원본을 사전에 외부로 유출’하고, ‘원본을 가공’하여 ‘왜곡보도’까지 했다고 주장하고 싶은 모양이다. 보고 싶은 대로만 보고, 듣고 싶은 대로만 들으려고 한다. 이것이 대통령실의 수준이고 대한민국 여당과 일부 언론의 수준이다. 참담하다.

 

누가 사실을 왜곡하는가.

 

정상의 발언 사고를 보도했더니,

언론이 오보 사고를 쳤다고 한다.

 

동맹을 훼손한 것은 의회에 비속어를 쓴 윤 대통령이지,

현장을 기록한 영상기자도, 기사를 썼던 취재기자도 아니다.

 

지금 “쪽팔린”건 대한민국의 국민이지,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아니다.

 

기자단은 대통령실 관계자의 보도되지 않게끔 “어떻게 해줄 수 없냐?”는 요청을 거부했다. 군사정권 시절에나 통했던 보도통제는 이제 그만 잊으시라. 군색한 변명과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MBC 좌표찍기’에 열중하기 보다는 차라리 하루 빨리 이 모든 사태에 대해 솔직하게 사과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영상기자들은 현장의 빛과 소리를 있는 그대로 기록할 뿐이다.

현장의 기록을 과연 누가 왜곡하는지, 국민들은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

 

 

2022. 9. 26

MBC영상기자회

건배 메시지.

어떤 정보를 수정하시겠습니까?

내 정보 수정 게시글 수정

삭제하시겠습니까?

취소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