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자채용은 우습고, 모욕적이며, 잘못되었다.
기자가 없는가?
광화문에 나가있는 A 기자를 불러라.
MBC 뉴스 데스크의 선거보도는 매우 불공정했다.
고개를 돌렸다. 손들고 말하는 기자 없었다.
치욕스러워야 했으나 무관심을 면죄부로 삼고자 했다.
회사는 모욕을 더한다.
회사는 ‘시사기자‘채용공고를 냈다.
시사기자는 시사제작물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제작이 업무라고 한다.
회사는 틀렸다.
제작은 기본이 우선되어야 한다.
시사제작보도의 경쟁력은 현장취재에서의 경험과 고민이 축적돼서 나온다.
경험과 고민으로 무르익은 생각이 긴 호흡의 기회가 주어졌을 때 ‘들여다보고’ ‘따져보게’ 된다. 출입처 기사에 쫓기던 기자들에게 제작의 기회가 있는 그 곳은 그래서 한번은 꼭 가보고 싶고 가보아야 할 곳으로 꼽혔다.
제작을 하는 기자를 뽑겠다는 건 고등어를 꽃무늬 포장지로 싸겠다는 꼴이다.
시사기자는 어떤 시사를 다루게 될 것인가?
사람들은 MBC 뉴스에서 신뢰도를 말하지 않는다. MBC 보도국은 기자 개인이 ‘기자’로서의 판단과 가치를 뉴스에 실어담기 어렵다. 개인의 의지로 헤어나기 어려운 거대한 늪과 같다고 말한다. 그런 면에서 시사기자가 채용돼 투입될 시사매거진2580은 늪 밖의 섬이었다. 이제 그 섬에 ‘시사기자’가 상륙한다. 시사기자는 어떤 시사를 어떻게 다루게 될 것인가?
회사의 채용을 신뢰할 수 없다.
보라.
백종문 본부장 : 경력사원 뽑는 것도 어려워요. 요번에 경력사원 뽑았잖아.
김석창 센터장 : 네네.
백종문 본부장 : 인사검증을 한답시고 지역도 보고 여러 가지 다 봤음에도 불구하고…
구글에서 ‘MBC 경력사원’을 검색하면 첫 페이지에 이 ‘사적인’ 대화록이 나온다. 기자협회는 경력과 비경력을 구분하지 않는다. 모두가 MBC 기자다. ‘기자’의 가치에 충실하려 매일을 치열하게 고민하는 기자들은 MBC 기자다. 그러나 이러한 ‘사적인’ 대화록이 MBC의 많은 경력기자들을 욕되게 한다. 회사는 답해야한다.
회사는 최근 수년간 70여명의 경력기자를 뽑았다. 방송에서의 경력을 중시해 바로 취재,보도에 투입 가능한 기자들이라며 다수로 채용했다. 시사기자가 필요하다면 이들을 포함한 보도본부의 백여 명 기자들에서 뽑아 보내라. 기회를 주고 지원자를 받아라. MBC에서의 경험에 기존의 방송기자 경력을 더해도 시사제작물 하나를 맡기지 못한다면 그간의 채용에 중시한 경력은 무엇을 검증하고 있는가? MBC 보도본부의 인사는 왜 돌고 돌아 제자리인가?
기자가 없는가?
광화문에 나가 있는 A 기자를 불러라.
구로디지털단지에 나가 있는 B 기자를 불러라.
일산,성남,인천에 나가 있는 C 기자를 불러라.
어떠한 시사기자를 새로 채용해 제작을 맡기는 것보다 훌륭한 시사제작물을 만들어 낼 기자들이 매일 아침 서울을 가로질러, 외곽을 둘러돌아 출근을 한다.
신입기자를 뽑아라.
공정방송을 염원하는 도도한 젊은이들이 MBC의 문을 박차고 들어오게 하라.
무엇이 기사인지, 이게 왜 기사가 되고 안 되는지 한판 벅적한 판을 벌이게 하라.
사장이 아니고 보도본부장이 아니고 보도국장을 위하는 것이 아닌 뉴스를 만들고자 한다면,
시청자를 위한 뉴스를 만들고자한다면 그렇게 하라.
다른 회사 기자의 비아냥이 있었다.
시사기자를 뽑는다니
조만간 중계차 전문기자, 현장취재 전문기자도 뽑을 셈인가?
한 종편 기자는 언론지망생한테 자기 회사의 인기가 높아졌다고 했다.
MBC를 갈 수 있는 최단의, 최적의 코스이기 때문에 그러하다고 말했다.
회사는 자사 기자들을 비아냥과 조롱의 대상으로 삼으려는가?
누가 회사의 주인인가? 의 답은 누가 더 간절한가? 의 답과 다르지 않다.
자신이 살아온 회사가 아닌 후배들이 살아야 할 회사를 생각하는,
자신의 회사가 아닌 우리 회사를 생각하는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인가?
회사는 시사기자 채용을 중단해야한다
<2016년 4월 21일 MBC 기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