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5.18 역사 왜곡과 세월호 유가족 폄훼를 일삼아온 대표적 ‘극우 인사’ 차기환 씨의 방문진 이사 지원을 강력히 규탄한다. 공영방송 파괴의 주범이기도 한 차기환 변호사는 다시는 방문진 이사 자리에 앉아서는 안 될 대표적인 극우 편향적 문제의 인물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1일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지원자 22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방문진은 MBC의 경영을 관리·감독하는 기구로, 방문진 이사는 공영방송에 대한 깊은 이해와 올바른 역사관, 미디어 전문성이 동시에 요구되는 자리이다. 그런데 지난 2009년과 2012년 방문진 이사를 2번이나 연임하며 MBC 파괴에 일조했던 차기환 씨가 또다시 방문진 이사가 되겠다고 나섰다. 이는 공영방송 MBC의 주인인 국민과 방문진 이사 선임 권한을 가진 방통위 상임위원들을 모두 무시하는 몰염치한 행위이다.
차기환 씨의 비합리적이고 비상식적인 극우 성향은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세월호 참사에 대한 그간의 반복된 주장들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차 씨는 5.18 관련 허위 주장과 거짓 사실을 수년간 지속적으로 유포해 왔다. 하얀 상복을 입고 아버지의 영정 사진을 들고 있는 5살 꼬마 상주의 사진은 5.18의 비극을 가장 뚜렷하게 드러낸 사진으로 유명하다. 이 영정 속 희생자는 당시 계엄군의 집단 발포에 의해 숨진 36살 조사천 씨로, 조 씨가 숨진 시각은 시위대가 총기를 탈취해 배분하기 이전으로 보는 것이 정설이다. 차기환 씨는 그러나 조 씨가 계엄군이 아닌 시민에 의해 희생됐다는 허위 주장을 반복해 왔다. 국방부의 과거사 진상조사 결과와 관련 증언들은 묵살한 채 자신의 SNS와 토론회를 통해 가짜뉴스를 퍼트렸다. 또 ‘계엄군은 시위대를 조준 사격한 적이 없으며 오히려 시위대가 경찰과 군경을 위협했다’는 거짓 주장도 꾸준히 반복해왔다. 5.18 역사 왜곡을 일삼아 온 차 씨는 그러나 이 같은 이력을 바탕으로 자유한국당의 추천을 받아 2년 전 ‘5.18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차 씨는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으로 활동하는 동안에도 자신의 극우적 성향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2015년 새누리당 추천으로 특조위원이 된 차 씨는 세월호 유가족이 요구한 적 없는 보상 문제에 대해 ‘유가족의 요구가 지나치다’는 허위 글을 올려 국민적 갈등을 조장하기도 했고, 세월호 특별법에 반대하며 특조위 활동을 집요하게 방해했다. 차 씨는 이 밖에도 2015년 시위 도중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숨진 백남기 농민 사건과 관련해 ‘백 씨가 물대포를 맞기 전 ‘빨간 우의’를 입은 남성 등에게 먼저 폭행을 당해 죽음에 이르렀다‘는 극우 커뮤니티의 음모론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유포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2014년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왜곡된 식민사관 발언이 논란이 됐을 당시에는 ‘이렇게 올바른 소리를 하는 사람을 새누리당이 지켜주지 못하고 있다’는 등 자신의 극우적 가치관을 서슴지 않고 드러냈다.
차기환 씨는 과거 방문진 이사로 활동했던 6년 동안 MBC의 경영권을 흔들며 공영방송 파괴를 주도하기도 했다. 2009년 한나라당 추천으로 방문진 이사가 된 차 씨는 엄기영 사장의 퇴진을 압박했고, 후임인 김재철 사장의 3년 전횡을 뒤에서 전폭 지원했다. 2012년 방문진 이사 연임에 성공한 뒤에는 김재철 사장의 부적절한 법인카드 사용 등 배임 논란을 묵인했고, 170일 파업의 책임을 묻는 해임안을 3번이나 부결시켰다. 차 씨는 MBC의 경영 뿐 아니라 편성과 보도, 제작에 끊임없이 관여하며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흔들었다. 언론의 자유를 위해 목소리를 낸 구성원들을 대거 인사조치 하는 등 경영진의 부당한 인사권 행사에도 적극 동조했다. 차기환 씨가 처음 방문진 이사가 된 2009년 당시 MBC는 신뢰도와 공정성에 높은 점수를 받으며 국민의 사랑을 받는 공영방송이었지만 차 씨가 방문진 이사로 재임하는 6년 사이 MBC의 신뢰도는 끝모를 바닥으로 추락했다.
방통위는 다음달 4일, 22명의 지원자 가운데 방문진 이사 1차 후보자를 비공개로 선정한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극단적 극우 인사인 차기환 씨가 또다시 공영방송의 관리·감독 기구인 방문진 이사 후보로 선정되는 비극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력하게 촉구하는 바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올바른 판단을 기대한다.
2021년 7월 2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