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김장겸은 즉각 사퇴하고 당국의 조사에 임하라

김장겸의 범죄 행위는 수년 간 지속된 ‘MBC 적폐’의 표본

 

김장겸 사장에 대한 검찰의 체포영장이 어제 발부됐다. 부당노동행위 범죄의 피의자인 그가 여러 차례 소환 조사 요구에 불응했기 때문이다. 방송의 날 기념 시상식에 참석한 김장겸은 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행사 도중 황급히 자리를 떴다. 수많은 취재진의 질문 공세와 카메라 세례에도 묵묵부답인 채, 화물 엘리베이터를 타고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공영방송 MBC 사장의 참담한 뒷모습에서 MBC 구성원과 국민들은 분노와 허탈함을 느꼈다.

 

그럼에도 회사 측의 적반하장은 여전했다. 영장 발부 직후 낸 성명에서 사측은 “취임한 지 6개월 밖에 되지 않은 MBC 사장이 그동안 노사 관계 일을 했다면 얼마나 했다고 부당노동행위의 명목을 뒤집어 씌우냐”고 수사당국을 비난했다. 당일 밤 <뉴스데스크>에서도 정권의 언론탄압 등 운운하며 반발했다.

 

전혀 그렇지 않다. 김재철-안광한 사장 시절부터 김장겸은 정치부장에서 보도국장, 보도본부장으로 승승장구하며 수년 간 자행된 부당노동행위들을 실무에서 총괄·지휘했다. 그는 MBC 보도 부문의 실세로 군림하면서 불공정 보도와 뉴스 사유화를 일삼았고, 이에 저항하는 기자들을 징계하고 쫓아냈다. 간부급 기자들에게는 ‘노동조합을 탈퇴해야 보직을 줄 수 있다’며 회유와 협박을 병행했고, 실제 조합을 탈퇴한 기자들에게 집중적으로 승진과 해외연수, 특파원 발령 등의 ‘특혜’를 줬다. 이를 뒷받침하는 숱한 증언과 피해 신고가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과정에서 접수됐다. 또 지난달 노동조합과 MBC 영상기자회가 폭로한 ‘영상기자 블랙리스트’ 역시 그가 보도국장으로 취임한 직후 작성됐다. 이 모든 행위들은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상대적 불이익을 주고, 조합 탈퇴를 종용하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 사례들이다. 부당노동행위는 사업주 뿐 아니라 행위자도 처벌하도록 법률에 명시돼 있다.

 

지난 2월 사장 취임 이후에도 김장겸의 불법 행위는 계속됐다. 사장 자리에 오르자마자 대표적인 ‘유배지’인 구로동의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에 기자와 PD들을 무더기로 부당 전보했다. 취임 전 방송문화진흥회에서 개최된 ‘사장 후보 면접’ 이사회에서도 김장겸은 노동조합 소속 사원들을 현업에서 배제할 것을 종용하는 구 여권 이사들의 주문에 적극 호응했다. ‘안에서는 매일 치열한 전쟁이다’ ‘(사람을 쓸 때) 과거의 히스토리를 주로 본다’며 조합에 대한 노골적 적대감을 드러냈다. 노조에 대한 혐오 발언은 역시 조합 활동에 대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이다.

 

노동조합은 이틀 뒤인 4일 0시부터 사상 최고 강도의 총파업에 돌입한다. 김장겸 경영진을 몰아내고 폐허로 전락한 MBC에 다시 ‘공정방송’의 기초를 다질 것이다. 김장겸이 파업 돌입 전까지 조건 없이 사퇴한다면 우리는 즉시 파업을 유보하고 MBC 정상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김장겸은 지금이라도 사퇴하고 ‘전직 사장’의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 고용노동부와 검찰 등 수사 당국은 김장겸을 포함한 MBC의 전·현직 임원과 간부들의 범죄 혐의를 철저히 조사해 반드시 법정에 세워야 할 것이다.

 

 

2017년 9월 2일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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