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보도제작국장의 중간평가 투표결과가 나왔다. 이제껏 양사장 인사의 성적표라 하겠다. 반대표가 가히 압도적이었고 결과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난무했지만 회사의 경영, 인사, 소통 방식을 제고해야하는 시점임은 분명하게 시사했다. 임명동의 제도에는 빠져있었지만 경영기술국장 인사도 마찬가지였다. 경영기술국장은 방송기술 부문 사원들의 줄기찬 면담 요구들을 모두 거부해왔다. 먼발치에서 직원들이 보이기만해도 피해가던 불통의 끝판왕이었다.
표결 결과에 대한 사측의 수습은 당연하지만 문제는 그 과정에서 이전에 혹 실기한 것들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간과한 것들에 대한 보완이 필수적인데 과연 지난 금요일에 급하게 단행한 인사가 그러한 내용을 담고 있었는가 하는 의문은 가시지 않는다.
먼저, 보도제작국장 임명에 있어서는 각 부문 직원들과 일정수준의 소통 후에 임명하는 것이 꼭 필요했다. 부문, 세대, 노노, 노사 갈등의 문제들을 인사에서 최대한 담아주어야 하는데 직원들의 의견을 담는 과정이 있었는가? 차후에 동일한 문제가 생기면 이젠 조직이 회생불능이 될 건 명확하다.
경영기술국장의 임명은 이보다 더 심각하다. 경영과 기술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고, 경영과 기술에 무관한 인물의 임명도 문제지만, 임명된 김국장은 오랜 기간 PD로 일하다 제작부서에 끼친 해가 너무 커서 제작PD 전체가 그를 집단거부해 불명예스럽게 쫓겨난 인물이다. 조직에 심각한 피해를 입힌 사람을 경영기술국장으로 세우는 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또한 그는 회사생활 긴 기간 동안 사내에 암적인 사조직을 꾸렸던 핵심인물로 그 조직을 통해서 사내 여론을 호도하고 편가르기와 줄세우기에 열심이었던 인물이다. 적폐시절 심각한 사내 갈등을 양산했던 것을 모든 직원들은 알고 있다. 작금의 포항MBC의 사내갈등의 시작과 정점이 그를 통해서 일어났다고 할 수 있다.
그 사조직의 핵심들이 이번 인사에 다시 깊이 연결되어 있는데 이를 보게 될 직원들의 상실감을 양찬승 사장은 알고 있는가? MBC바로 세우기 이후의 시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양 사장이 행한 이번 인사는 포항MBC의 적폐시절로의 회귀를 선포하는 것에 다름이 없고, 몇 몇 간부들의 비이성적 충성심이란 방패 뒤에 숨어서 자신의 무능한 경영행위를 덮으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취임 인사 때 포항MBC란 공동의 우물을 해코지 하는 자는 용서하지 않겠다던 사장에게 다시 묻고 싶다. 자신이 행한 이번 인사 참사는 양 사장의 결단들 중에서 가장 큰 해코지인데 우리가 어떻게 대하기를 바라는가?
여러 가지를 간과한 뼈아픈 실수였다면 지금이라도 양 사장은 잘못을 인정하라. 국장으로 임명 된 인물들도 직원들의 보편 합리적인 정서와 시대정신에 부합한지 자신을 비춰보고 더 추해지기 전에 조용히 자리에서 내려오라. 그게 임명권자의 부담을 덜고 조직의 에너지를 다른 곳으로 분산시키지 않는 마지막 의미 있는 행동이 될 것이다. 직원들의 좌절감이 분노의 에너지로 농축되어 다음 행동으로 나가지 않게 양 사장은 신속한 결정을 바란다.
2022년 8월 2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포항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