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줄부터 대는 후보, 당장 그만두어라

향후 3년 공영방송 MBC를 이끌 사장 후보자 등록이 마무리됐다. 총 13명이 입후보한 가운데,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MBC를 망가뜨리는데 앞장섰던 자들과 ‘공정방송’에 대한 아무 철학 없이 기회주의적 행보를 보였던 자들이 MBC 사장이 되겠다고 뻔뻔하게 이름을 올린 모습에 실소를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여기에 더해 일부 후보자의 경우 온갖 정치 권력에 선을 대고 이들을 활용하고 있다는 정황도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어느 때보다 위중한 MBC의 현실에서, 공영방송 MBC의 정치적 독립을 위해 앞장서야 할 차기 사장 자리를 정치 권력의 힘을 빌려 차지하려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작태다.

 

구태 중의 구태사장 후보 자격 없다

 

조합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국회의원 출신 한 인사는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공연히 밝히고 다니고 있다. 또 다른 정치권 유명 인사 역시 특정 후보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는 식으로 여론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정치인들이 아무런 이유나 계산 없이 온전히 그릇된 오지랖만으로 특정 후보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당장 오는 7일로 예정된 후보자 3배수 압축을 앞두고, 특정 후보가 정치권의 뒷배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합리적 추론일 것이다.

말 그대로 구태 중의 구태이자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할 행태다. 그동안 방문진이 정치적 후견주의에 따라 은밀히 MBC 사장을 선임해 온 역사가 적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정치 권력에 기대려는 유혹을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다. 특히 공영방송 MBC 사장을 맡기에는 능력이 턱없이 부족하거나 구성원들의 평가 또한 냉혹할수록 더욱 그릇된 유혹에 빠지기 쉬울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사장 자리에 오른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봐 왔다.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MBC를 망가뜨렸는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공영방송에 대한 철학, MBC에 대한 미래 비전에 대한 준비도 없다면 당장 그만두어라. 설사 그런 식으로 정치 권력에 기대 사장이 된다고 하더라도, MBC 구성원들에게 그리고 국민에게 절대 사장으로 인정받을 수 없을 것이다.

 

정치적 판단 말고 국민과 MBC만 바라보라

 

방문진에 분명히 경고한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적 뒷배를 이용하는 후보자들을 철저히 걸러내라. 이를 방관하거나 정치적 계산 하에 부당한 압박을 거스르지 않는 것은 MBC를 관리할 방문진 이사로서의 책임 방기다. 공영방송의 주인인 국민이 MBC 사장 선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시민평가단을 도입한다고 해놓고, 결국 정치적 입김에 따라 사장을 결정한다면, 이는 자기모순이자 눈속임이었다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다. 온전히 MBC의 미래만을 생각하고, 국민만을 바라보고 최적의 사장을 선임하라.

조합은 앞으로 진행될 사장 선임 과정에서 정치적 후견주의가 또다시 작동하는지 두 눈 부릅뜨고 감시할 것이다. 그리고 정치 권력을 이용하려는 후보와 이를 용인하는 방문진 이사들을 기록하고 국민과 함께 분명히 심판할 것이다.

 

 

202323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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