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2580 구성원 성명] ′흉기′가 돼버린 시사매거진2580… 시청자들은 기억한다

지난 6일 시사매거진2580은 <한반도 ‘8월 위기설’> <‘사드임시배치’ 전격 결정>
<최저임금 인상..영향은?> 세 꼭지를 방송했다.
시사매거진 2580 취재기자 11명 중 8명, 영상 기자와 작가 전원 등 구성원 대부분이 ‘공정성 회복’을 내걸고 제작중단에 돌입한 지 불과 3일만이다.
회사는 보도국 경력 기자를 ‘긴급 수혈’ 해 현장 취재는 거의 생락한 채 기존에 있는 자료 화면을 활용한 짜깁기 제작물을 내보냈다.

세 아이템 모두 중요한 현안과 연관 돼 있는 민감한 주제를 다뤘지만 관련 중요 팩트는 생략되거나 왜곡 됐다.

첫 아이템인 ‘한반도 8월 위기설’을 보자. 기사는 매 문장 위기설을 강조한다  공화당 상원위원의 말을 빌려 ‘전쟁 불사’ 분위기를 언급하고 미국 내부에서 북한의 핵심시설 정밀 타격론과 정권 교체 시도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결국 기사의 결론은 북한 문제에서 한국이 제외될 수 있다는 ‘코리아 패싱’에 대한 우려다. 자유한국당 등이 줄기차게 내세우고 있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런 결론을 향해 불도저처럼 달려가는 기사 속에서 미 국무장관 틸러슨이 강경발언 뒤 언급한 북미 대화 가능성 시사 발언은 가차없이 생략된다. 강경한 압박과 유화책을 함께 사용하는 투트랙 전략은 북한을 대화와 협상의 장으로 이끌기 위해 강대국들이 흔히 사용하는 외교 전략이다. 하지만 이런 기본 외교 전략에 대한 이해는 기사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핵심적인 팩트는 생략한 ‘무책임한’ 방송으로 국민의 불안감만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두번째 사드 전격 배치 꼭지 역시 최소한의 균형적 시선 없이 자유 한국당 등 야당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비판 논리에만 충실하다.   ‘정부의 ‘모호한’ 전략이 국익을 해치고 있다’는 주장만 일관되게 반복하고 있다.  비판을 위한 비판에만 천착하니 자가당착도 서슴지 않는다. 첫번째 꼭지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며 급박한 안보상황을 강조하더니  정부가 북한의 ICBM발사 상황 등을 고려해
사드 임시 배치를 결정하자, 왜 오락 가락 하느냐며 비판만 하고 나서는 꼴이다.

사드 임치 배치 논란은 충분히 다룰 수 있다.  하지만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니라면 해당 사안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과 고민, 대안이 기사에 충분히 녹아들어야 한다. 하지만 비판 뒤 고민은 ‘신뢰감 있는 정부의 조치’ 라는 애매모호한 단어 하나 뿐이다.

세번째 꼭지인 ‘최저임금 인상.. 영향은?’ 또한 최저임금 인상을 아르바이트생, 노동자들과 영세 업자 간의 갈등으로만 접근하는 일부 보수 언론의 시각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사례로 언급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비원들의 고용 불안 문제나 영세 자영업자들의 매출 부진 문제는 엄밀히 말하면 ‘최저임금 인상’에 의해서만 발생되는 문제가 아니다.

경비원들이 속한 용역회사들의 터무니없는 이익 갈취와,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 비싼 임대료 등의 문제가 저변에 깔려 있다. 사안 하나 하나가 복잡하고 예민한 문제들이다. 하지만 이들 문제 역시 깊은 고민없이 최저 임금 인상을 우려하는 주장의 단순 사례로 소모됐다.

반면 칼럼이나 논문등을 통해 경제 분야 등 각계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의 필요성에 대한 주장은 기사에  담지 않았다. 정부의 ‘선순환 구조론’을 거론하며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쪽의 ‘주장’으로만 축소시킬 뿐이다. 물론 이와 관련된 인터뷰 역시 단 한 개도 없었다. 너무 설명이 없어 정부의 주장 뒤 넣은 독일의 최저임금 도입에 따른  긍정 통계가 뜬금없어 보일 정도다.

사회적 논란이 있는 주제의 경우 양측의 의견을 균형있게 담아야 한다는 저널리즘의 기본 요건 조차 갖추지 못한 기사인 것이다.

이번 방송으로 우리가 제작 중단에 나선 이유는 더욱 분명해졌다. 그동안 최악의 방송을 막기 위해 싸워온 구성원들이 공정성 회복을 위해 제작 중단에 나서자마자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아이템으로 점철된, ‘흉기와 다름없는’ 프로그램이 방송된 것이다. 더이상의 프로그램 몰락을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더욱 단단해 질 것이다.

기사 왜곡과 제작 자율성 침해를 자행해온 조창호 시사제작 국장과 김장겸 사장은 사과하고 즉시 자리에서 물러나라. 저질 방송을 거듭해 돌아오는 것은 시청자들의 차가운 외면 뿐이다.

 

2017년 8월 8일

시사제작국 시사제작2부 <시사매거진2580>
공윤선 권혁용 노경진 박종욱 박진주 방종혁 서태경 손재일 송록필 이신임 이주영 이지수 장재현 조의명

건배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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