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거부에 들어가면서>
스포츠는 ‘공정’을 생명으로 한다. ‘공정’하지 못하면 그건 스포츠가 아니다. 생각해보라. 축구 경기를 하다가 상대 선수를 주먹으로 때려도 심판이 레드카드를 뽑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겠나? 반대로 반칙하지도 않았는데 페널티킥 호루라기를 분다면 그 경기가 어떻게 되겠나? 경기장은 아비규환이 될 것이다. 스포츠가 집단 패싸움이 안 되려면 ‘편파’가 없어야 한다. 또 반칙을 저질렀을 때에는 반드시 제재와 처벌이 있어야 한다.
이쯤 해서 MBC를 돌이켜보자. 대한민국 최고 방송사를 자처하던 MBC는 어땠나? 과연 ‘공정’했나? ‘편파’는 없었나? 박근혜 정권 때를 떠올려보면 금방 답이 나온다. 제대로 된 정부 비판 보도가 단 하나라도 있었는지 의문이다. 시종일관 박근혜와 그를 추종하는 극우 세력만 바라보며 ‘편파’의 극치를 달렸다. 그러다 정권이 바뀌자, 이번엔 ‘야당 방송’ 자처하며 “무조건 조지는” 청부 제작에만 몰두하고 있다. 이쯤 되면 사실상 특정 정당 홍보 방송이나 다름없다. 한마디로 이건 ‘언론’이 아니다.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이들이기에 툭하면 반칙을 저질렀다. 공정보도 하자고 외치는 기자한테는 마이크를 빼앗았다. PD에게는 스케이트장 관리를 시켰다. 아나운서에겐 프로그램을 주지 않았다. ‘유휴인력’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곳으로 무작정 내쫓았다. 보도, 시사, 예능, 드라마 할 것 없이 회사 모든 부문이 이 모양 이 꼴로 망가졌다.
심지어 이렇게 대놓고 반칙을 저질러도 ‘레드카드’커녕 그 흔한 ‘옐로 카드’도 받지 않았다. 다 이유가 있었다. 박근혜 정권 비호 아래, 관리 감독 책임이 있는 방문진이 경영진을 감싸는 데에만 급급했기 때문이다.
거듭 강조한다.
이젠 바로 잡아야 한다. 쓰러진 MBC를 일으켜 세워야 한다.
대체 언제까지 ‘일베 방송’이란 조롱을 들으며 살 것인가?
‘공정’과 ‘불편부당’이라는 스포츠의 핵심가치, 언론의 핵심가치를 잘 아는 스포츠 기자이기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
MBC를 망친 이들을 내쫓기 위해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
불의하고 저열한 김장겸과 고영주 일당에게 레드카드를 뽑아들어 퇴장을 명령하는데 작은 힘을 보태고자 한다.
2017년 8월 17일 스포츠 취재부 기자 일동
조승원, 정규묵, 전훈칠, 이명진, 정진욱, 김미희, 이명노, 손장훈
[출처] <스포츠 취재기자 성명> 제작거부에 들어가면서|작성자 MBC 기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