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문화진흥회는 김장겸 사장을 즉각 해임하라!
방송통신위원회가 오늘 전체회의를 열어 MBC의 관리 감독 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의 신임 이사에 김경환 상지대 교수와 이진순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위원 등 2명을 임명하기로 의결했다. 두 신임 이사는 유의선·김원배 전 이사가 잇따라 사퇴하면서 생긴 공석에 보임됐다. 이로써 방문진은 지난달 7일 유의선 전 이사의 사의 표명 이후 50여일 만에 정상적인 9인 이사 체제로 복귀한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방문진은 MBC에 대한 법적 책무를 철저히 방기했다. 지난 9년 MBC에서는 방송의 독립성과 제작 자율성이 말살되고, 한국 언론 사상 최악의 탄압이 자행됐다. 방문진은 이 모든 파행을 방치하고 조장했다. 나아가 방송 편성과 제작, 인사 등 MBC의 경영 전반에 부당하게 개입한 MBC 파괴의 공범이었다. 특히 고영주 이사장 등 현 10기 방문진은 박근혜의 파면 직전인 지난 2월 김장겸 사장의 ‘알박기 선임’마저 강행했다. 국민의 자산인 MBC를 국정농단 극우 세력의 마지막 저항 기지로 전락시켜, 민주주의와 언론자유의 회복을 열망하는 촛불 민심에 끝까지 저항했다.
1.
방송문화진흥회에 요구한다. 김장겸 MBC 사장을 즉각 해임하라. 김 사장은 지난 2011년 이후 정치부장, 보도국장, 보도본부장 등으로 승승장구하며 MBC 보도의 공정성과 신뢰도를 바닥으로 추락시킨 장본인이다. 그가 보도 부문의 실세로 군림하는 사이 기자, PD, 아나운서 등 160여명의 방송 종사자들이 제작 현업에서 배제됐다. 보도국장 재직 시절에는 세월호 유가족을 ‘깡패’라 폄훼했고, 카메라기자들을 상대로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의혹도 받고 있다. 사장에 취임한 뒤에도 대규모 부당전보 발령으로 기자와 PD들을 유배지로 내쫓았다.
김 사장은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핵심 피의자이다. 국가정보원의 ‘MBC 장악 문건’과 관련해서도 전·현직 임원들과 함께 수사 대상에 올랐다. 방문진은 즉각 이사회를 소집해 MBC 파괴의 주범인 김장겸의 해임을 의결해야 한다. 이는 공영방송 이사들의 의무이다.
2.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경고한다. 자유한국당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 내내 집권당으로서 헌정을 파괴하고, 국정원을 동원해 공영방송 MBC를 유린한 당사자이다. 오늘 일부 의원들이 보여준 행태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정당한 권한 행사와 MBC 정상화를 방해한 것이다. 자유한국당이 진정 책임있는 공당으로 국민 앞에 다시 서고 싶다면, 이같은 행위를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 방송 사유화의 망상을 놓지 못하고 계속해서 MBC 정상화를 방해한다면 반드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임을 경고한다.
3.
방송통신위원회에 요구한다. 일부 박근혜 잔당 세력의 이같은 망동에 휘둘리지 말고, 국민의 명을 받들어 고영주 해임과 공영방송 정상화의 책무를 끝까지 이행하기 바란다.
MBC 노동조합의 총파업이 오늘로 53일째를 맞았다. 지금 MBC는 권력과 결탁해 방송 독립을 해친 부역자들을 청산하고 확고한 언론자유를 갖춘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한 중대 전환점을 맞고 있다. 김장겸의 해임은 MBC 재건의 출발점이다. 방문진은 언론자유 회복과 공영방송 독립이라는 시대적 사명이자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방송 편성과 제작, 인사 등에 일절 개입하지 않고 MBC가 공정하고 자율적인 공영방송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 노동조합은 김장겸의 해임이 확정되는 즉시 총파업을 중단하고 적폐 청산과 MBC 재건을 위한 투쟁을 이어가겠다.
2017년 10월 2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