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 대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의 노골적 탄압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인 김상훈 의원은 오늘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MBC 광고 불매를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MBC가 “현 정부를 흠집 내고 갈등을 조장하고 있음에도 유력 대기업 광고로 도배되고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MBC 광고 불매 운동에 동참한 사람들은 ‘기업들이 MBC에 광고를 지원하는 것을 즉각 중단해야 하며, 이는 선택이 아닌 의무’라고 역설하고 있다”면서 “귀를 기울여야 할 대목”이라고 말해 광고 불매에 동참할 것을 압박했다. 집권 여당 지도부가 대놓고 광고주를 압박해 MBC를 망하게 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다름 아니다. 유신 시대, 군사독재 시절에나 있었음 직한 일들이 2022년 대한민국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이다.
꼴뚜기가 뛰니 망둥이들이 날뛰는 격
MBC를 향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몰상식한 발언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MBC 기자들의 전용기 탑승 배제 이후 더욱 강도가 세지고 빈도 역시 잦아지고 있다.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MBC는 적’이라고 낙인찍자, 너도나도 달려들어 ‘MBC 탄압’에 열을 올리고 있는 형국이다. 윤 대통령의 너무나도 명백한 언론 탄압에 대해, 기자 출신인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누구 하나 이를 제지하거나 반성하는 인사는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경쟁하듯 MBC에 대한 저주 섞인 발언들을 쏟아내더니, 급기야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라는 김기현 의원은 MBC를 향해 “대국민 선동과 탄압을 일삼는 ‘양아치’ 같은 프로 갑질러”라는 막말을 내뱉으며 ‘MBC 해체’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이번 김 의원의 ‘광고 불매 압박’ 역시 일련의 충성경쟁에 다름 아니다.
윤 대통령의 비뚤어진 언론관이 문제다
MBC를 향한 비이성적 광기(狂氣)는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비뚤어진 언론관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틈만 나면 ‘자유’를 역설해 왔지만, ‘언론의 자유’에 대해선 기본적인 소양이나 철학 자체가 없어 보인다. 자신의 욕설 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MBC를 배제한 대통령 전용기에서, 윤 대통령은 친분 있는 일부 기자들과 무려 1시간여의 ‘사담’을 나눴다. 비판적 언론사는 철저히 응징하고, 우호적 언론사에는 ‘시혜’를 주겠다는 노골적 신호다. 여기에 너무도 당연하게 보장됐던 현장 취재 자체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1인당 1천만 원 가까운 돈을 내고 해외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은 현장 취재에서 철저히 소외된 채, 대통령실에서 내놓은 ‘모범 답안’만을 받아쓸 것을 강요받았다. 윤 대통령에게 언론의 자유는 ‘말 잘 듣는 내 편’에게만 주어지는 ‘특혜’일 뿐이다.
MBC 전방위 압박 당장 중단하라
윤 대통령의 욕설 보도 이후 MBC는 보도 경위에 대한 대통령실의 추궁과 국민의힘 등이 제기한 수십 건의 고소, 고발을 맞닥뜨려야 했다. 여기에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과 국세청의 강도 높은 세무조사 등 공영방송 MBC를 향한 전방위적 압박의 수위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경고한다. MBC에 대한 광기 어린 겁박을 당장 중단하라. MBC 본부는 오로지 권력의 힘으로 공영방송 MBC를 자신들 마음대로 장악하고 무너뜨리려는 시도를 단호히 거부하며,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맞설 것이다.
2022년 11월 17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