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방송통신위원회에서 통과시킨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 분담금 징수 및 부과 등에 대한 사항’ 일부 개정안에서 공영방송 MBC는 심각한 차별대우를 계속 받게 되었다. KBS, EBS와 달리 MBC가 방송운영의 공공성이 없다며 방발기금 분담금 감면대상에서 MBC를 제외시켰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KBS, EBS는 방송운영의 공공성을 고려하여 기본징수율에서 1/3을 감경한다.”고 고시할 예정이다. 공영방송 MBC의 이름은 없다.
방통위의 이같은 조치는 헌법과 법률을 무시한 처사다. ‘방발기금’ 징수액의 기준이 되고 있는 광고매출과 관련해 MBC는 ‘공공성’을 이유로 공영미디어렙인 한국광고진흥공사를 통해 지역, 중소, 종교방송사의 방송광고를 결합판매하고 있다.2013년 방송광고판매대행과 관련한 판결에서 헌법재판소(2012헌마271)는 “방송문화진흥회가 최다출자자인 청구인과 같은 공영방송사”라며 MBC가 공영방송임을 명확히 했다. 헌법재판소 판결뿐만 아니라 공직선거법 8조, 방송광고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 5조도 ‘MBC를 공영방송’으로 규정하고 있다. 헌법과 법률이 MBC를 공영방송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통위만 어떠한 논리적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MBC를‘공공성에 따른 징수 감면’ 대상에서제외한 것이다.
‘상황에 따라 바뀌는 방통위의 이중기준’
어처구니없는 것은 공영미디어렙인 한국광고진흥공사(KOBACO)를 통해 광고 판매대행과 결합판매를 강제할 때에는 MBC가 공공성이 있다고 하는 반면, 광고판매 매출액 등을 기반으로 방송통신발전기금을 다룰 때에만 MBC의 공공성을 부정한다는 것이다. MBC의 정체성이 매년 상황에 따라 바뀐다는 것인가?
수신료를 통한 막대한 공적지원을 받는 KBS, EBS는 상당한 액수의 방송통신발전기금 지원은 물론 공공성 감면까지 받고 있다. 이에 반해, 공영방송 MBC는 수신료는 차치하고 방송통신발전기금에서 조차 공영방송사로서의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공영방송사임에도 공공성에 따른 징수 감면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으며 단 한푼의 기금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
방통위는 공영방송 MBC에 대한 공적재원 지원에 대해서는 눈곱만큼의 고민이나 고려도 없어 보인다. 지난해 기준으로 유일하게 ‘방발기금’은 지원도 감경도 받지 못한 지상파방송사는 MBC뿐이다. 이는 차별대우를 넘어 공영방송으로서의 MBC 존재자체를 무시한 셈이다.
‘원칙 없는 방통위 방발기금 제도는 반드시 개선해야’
방통위 고시의 ‘공공성 감면’ 조항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이미 방송위원회 시절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04년 기획예산처는 기금운용평가보고서에서 명확한 기준 없이 ‘공공성 감면’이 이뤄지는 것에 대해 문제룰 제기했으며, 2004년 11월 24일 방송위원회와 지상파 대표자 간담회에서도 MBC는 해당 규정의 부당함을 지적하였다. 2005년 방송위원회가 발주한 보고서에서도 “공공성 적용에 대한 기준이 없어 방송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2021년 방통위가 발주한 기금 징수체계 개선에 관한 보고서에도 현행 공공성 감면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방통위는 귀를 막고 들은 체도 하지 않는 복지부동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MBC를 공영미디어렙에 계속 묶어둘 방침이라면 ‘공공성에 따른 징수 감면’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순리다. 헌법과 법률을 무시하고 사안에 따라 아전인수격으로 MBC의 정체성을 멋대로 규정하는 방송통신위원회의 각성을 요구한다.
방통위는 ‘방발기금’ 징수와 관련한 ‘공공성 감면’ 조항을 즉각 수정하라!
2022년 5월 3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