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김도인 방문진 이사에 이어 이번에는 임정환 이사와 지성우 이사마저 MBC 보도에 개입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임정환 이사는 어제(9일) 열린 방문진 이사회에서 “보도본부장을 출석시켜 (대선 보도) 모니터단 구성과 관련해 보고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성우 이사 역시 이에 동조하며 “전체적인 (대선 관련) 보도 계획과 방향성에 대해 체크할 필요가 있다”며 “선거 모니터단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 보고 듣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달 김도인 이사가 “MBC 보도본부장을 방문진 이사회에 출석시켜 대선 보도의 방향성을 보고하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던 것과 판박이처럼 똑같은 주장이다. 당시 권태선 이사장을 비롯한 다른 이사들은 ‘정식 업무보고와는 별도로 특정 임원을 이사회에 출석시켜 보고를 받는 것은 방문진 권한에 없는 일’이라고 설명하며 김 이사의 주장에 반대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달도 채 안 된 어제 임정환 이사와 지성우 이사가 또다시 같은 주장을 반복하고 나선 것이다. 김도인, 임정환, 지성우 이사는 모두 야권 추천 인사들이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야권 추천 방문진 이사들의 이 같은 발언과 요구들이 경영 감독기관에 머물러야 할 방문진의 본분을 넘어 MBC 보도에 개입하려는 ‘월권 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방문진 이사회가 법적인 근거도 없이 보도의 수장인 보도본부장을 임의로 출석시켜 대선 보도와 관련해 보고를 받고 그에 대한 평가와 지시를 내리게 된다면 이는 사실상의 ‘보도 지침’으로 변질돼 어떠한 형태로든 MBC의 보도 자율성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방문진 이사회는 MBC의 경영기구가 아닌 경영 ‘관리·감독’ 기구이다. 어디에도 방문진 이사가 MBC 내 방송에 관여할 수 있는 권한은 명시돼 있지 않다. 방송법 역시 방송의 공적 책임과 공정성을 분리하여 규정하고 있다. 이는 방송의 공적 책임을 구현하는 것과 공정성은 별개임을 의미한다. 만약 야당 추천 방문진 이사들이 공적 책임을 구현한다는 명분으로 MBC 보도에 개입하려는 생각이라면 이는 방문진 이사로서 부적절한 행위를 넘어 엄연한 불법 행위인 것이다.
또한 MBC본부 소속 민실위와 MBC 보도국 기자회는 중요한 선거가 있을 때마다 자체적으로 수십명 규모의 뉴스 모니터단을 구성해 MBC 보도가 보도본부장이나 보도국장 등 수뇌부의 편향성에 의해 공정성을 잃지 않도록 감시해왔다. 따라서 방송문화진흥회가 MBC에서 운영되는 대선 보도 모니터단 구성에 관여하겠다는 발언은 자칫 노동조합은 물론 일선 평기자들의 자율적인 모니터링 활동에까지 영향을 미치겠다는 위험한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점을 방문진 이사들은 반드시 유념하기 바란다.
2021년 11월 1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