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3년간 낙하산 사장들로 인해 대전MBC는 자율 책임경영은 고사하고 서울에 구조적으로 종속될 수밖에 없었다. 장기적 비전이나 지역적 특성에 기반을 둔 전략보다 단기적 경영성과에 치중하였고 가장 손쉬운 방법인 제작 인력 감축 등으로 제작환경을 악화시켜 왔다.
3년 전 첫 자사 사장의 기쁨은 잠시, 또다시 서울의 일방적 사장 선임으로 대전MBC 구성원의 긍지와 자부심이 훼손되고 체념과 한탄뿐인 무기력한 처지에 분노하고 있다.
대전MBC 사장 내정자인 김환균을 전언론노조 위원장으로 존경했어도 경영자로서의 능력은 알지 못한다. 또한 구성원들이 원한 사장은 지금의 내정자가 아니다. 그럼에도 진정 대전MBC 사장이 되겠다면 몇 가지 명심하기 바란다.
내정자는 우선 구성원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열패감에 빠진 마음을 치유하고 희망을 안겨주어야 한다. 그리고 조직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야 한다. 연공서열을 과감히 혁파해 일 중심의 조직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또한 분명한 동기부여를 할 수 있어야 할 것이고, 일하는 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 세대 간, 직종 간의 갈등을 넘어 소통과 화합하고, 변화와 혁신을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을 공유해야 할 것이다.
박성제 사장이 추진하는 세종MBC 설립 과정에서 대전MBC를 사랑해준 지역민과 우리 구성원들의 권익을 지켜가면서 논의 틀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내야 한다. 현 대전, 세종, 충남의 400만 인구 중 360만이 세종MBC에 우호적이지 않다. 눈앞의 이익보다 지역성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김환균 내정자는 퇴직을 목전에 두고 정년 연장의 보은 인사가 아니 였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대전MBC를 징검다리가 아닌 종착지로 여기고 엄중히 사장직을 수행하라. 그것만이 내정자의 과거 신념과 말들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여기 대전MBC에서 증명하길 바란다.
2021년 1월 29일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 대전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