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광주MBC, 능력과 진정성을 갖춘 구원투수를 원한다
지역MBC 임원 공모가 마무리되고 있다. 광주MBC 사장이 누가 될 것인지는 광주MBC 구성원뿐 아니라 광주·전남 지역민에게도 중요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최악의 경영상태를 목도하고 있는 구성원들은 불안감을 해소시켜 줄 혁신 리더를 간절히 원하고 있고, 지역민은 공영방송에 걸 맞는 인물이 지역언론의 중심을 잡아주고 지역민을 대변해주길 바라고 있다.
광주MBC 사장에게 필요한 덕목은 그래서 ‘능력’과 ‘진정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빈사상태의 지역방송 경영을 정상화 시킬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지역민을 내 가족으로 여기고 지역방송의 가치를 소중히 생각하는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능력과 진정성을 따지는 과정에 후보자의 출신이 광주MBC 출신이냐 서울MBC 출신이냐는 고려 요소가 될 수 없다. 서울MBC 출신이라고 모두 만능은 아닐 테고, 광주MBC 출신이라고 전부 구악은 아닐 것이다. 광주MBC 출신이라고 전부 다 지역 전문가는 아니고 서울MBC 출신이라고 모두 지역MBC를 퇴직 전 쉼터로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지금 광주MBC 사장을 선임하는 데 반드시 고려돼야 할 요인 한 가지가 있으니 바로 ‘시간’이다. 3년간 100억 넘는 적자를 기록 중인 경영상태는 올해도 나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구성원의 희생은 계속되고 있고 그러는 사이 경쟁사는 한참 앞서 나가고 있다. KBS광주총국이 이전과 달리 공격적으로 광고영업에 뛰어들었고 지역이 중심되는 뉴스7의 실험을 주도하는 사실을 아는가. KBC광주방송이 광주시와 인공지능 업무협약을 맺어 지역언론계를 놀라게 한 사실은 아는가. 경쟁사들은 이런 데 광주MBC는 뭘 하고 있는가. 새로운 사장에게는 시간이 없다. 사람들 사귈 시간? 업무에 적응할 시간? 노조와의 허니문 기간? 단 하나도 없다. 취임하자마자 신발 끈을 질끈 동여매야 할 것이다
특히 깜깜이로 진행되는 지역MBC 사장 선임 제도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 균형발전이 화두인 시대에 지역 공영방송의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은 한참 뒤처져 있다. 지역의 여론을 수렴하고 지역민을 대변하는 지역대표 공영방송사의 사장을 뽑는 중차대한 일임에도 공모 절차는 부실하기 그지없다. 후보들의 정책과 비전 제시는 고사하고 누가 지원했는지조차 공개하지 않아 아무런 정보가 없다. 공모 과정의 투명성이 결여돼 있다 보니 각종 뒷소문과 마타도어가 난무하는 등 부적절하고 불필요한 논란과 사회적 비용을 구성원과 지역사회가 감당하고 있다. 차제에 서울MBC 사장 공모에 준하는 지역MBC 사장 선임 절차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한시가 급한 지금, 광주MBC에 가장 필요한 리더십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우리는 이미 그 답을 알고 있다. ‘능력’과 지역방송을 향한 ‘진정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취임 직후부터 위기 극복에 바로 나설 수 있는 리더십이어야 한다. 뚜렷한 대안과 비전을 준비한 자만이 광주MBC 사장 자리에 도전할 최소한의 자격이 될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우리는 새로운 사장을 결코 반길 수 없다. 광주MBC의 미래는 우리의 내일이며 지역방송의 미래이기에 단호히 지켜볼 것이다.
2021년 1월 22일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광주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