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MBC 구성원 성명] 김장겸은 당장 MBC를 떠나라

김장겸 사장의 현 MBC경영진은 5일 오후 ‘언론노조는 청와대 지침으로 방송 장악에 나선 것인가?’라는 제목의 회사 성명을 내걸었다. 또한 “공영방송을 노영방송으로 만들고 노조 저널리즘을 실행할 방송으로 만들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씨의 유체이탈 화법을 넘어 선, 피아를 뒤집는 새로운 적반하장 화법이다. 인간은 대개 자신의 경험 안에서 상상한다. 그들 상상력의 빈곤함이 만들어낸 이 성명은 지난 9년 간 자신들의 행적을 비추어 드러내고 있다. 김재철에서 김장겸까지의 언론부역자들은 ‘청와대에서 조인트를 까여’가며 ‘지침을 받고 방송 장악’에 열을 올렸고 ‘공영방송을 청와대방송으로, 부역 저널리즘을 실행할 방송으로 만들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이 계산하지 못한 변수가 있었다. ‘만나면 좋은 친구’가 ‘엠빙신’이 되어버린 것이다. ‘뉴스데스크 시청률 2%’로는 아무리 열심히 악의적 오보와 편파방송을 쏟아내도 조롱거리가 될 뿐이다. 어리석게도 그들은 자신이 탐한 칼의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알지 못했다. 지난 수십 년, 강력한 MBC는 권력의 뒷배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눈치 보지 않는 우직한 진실 추구의 원칙, 서열 따지지 않고 누구나 직언 할 수 있는 조직문화에서 오직 시청자만을 두려워하는 공영방송이라는 칼을 벼릴 수 있었다.

공영방송의 가치를 내팽개친 본사 사장이 낙하산으로 내리 꽂은 지역사 사장들 역시 구성원과 지역민의 여론을 무시한 막가파식 경영으로 일관했다. 최근 춘천MBC 사장의 ‘메롱’ 사건은 그 단적인 증거다. 무원칙한 인사와 각종 특혜성 수당 등을 통해 성과주의, 서열주의를 조직에 강요했다.  토론과 자율성이 경쟁력의 뒷받침이 된 조직문화는 철저히 무너졌고, 어떻게 내 한 몸 지킬까 하는 보신주의와 눈치 보기가 횡행한다.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과 프리랜서를 양산하면서도, 임원 자신들은 ‘연봉 8.5% 일괄 인상’을 아무 거리낌 없이 받아들였다.

MBC경남도 예외가 아니다. 공정방송을 외치는 기자들에게 대량 징계와 보복성 인사고과를 내렸다. 회사를 견제하고 건전한 비판을 하는 노동조합을 적대세력으로 모는가하면, 노조 탈퇴를 종용하는 ‘부당노동행위’도 판쳤다. ‘김영란법’이 시행됐는데도 본사 임원들과 방문진 이사들에게 ‘뇌물성’ 선물을 보냈다. 진주와 창원의 통폐합 이후, 서부경남권 뉴스와 프로그램은 줄어들었고 제대로 된 TV 시사프로그램 하나 없다. 이런 데도, 지역민이나 시청자를 대상으로 MBC경남의 인지도와 방송에 대한 심층 조사 한번 하지 않았다.

이제 MBC경남 구성원은 ‘김장겸 퇴진’에 과감히 나서려고 한다. 그것이 MBC를 국민의 품으로 돌려놓는 첫 발걸음이며, 부끄러운 과거를 시민들 앞에 반성하는 지름길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두려움은 불확실성 때문에 온다. 하지만 ‘김장겸 퇴출’은 시간의 문제다. 진정으로 두려워 할 대상은 ‘공영방송 MBC의 몰락’이고, ‘시민의 외면’이다. 공영방송 MBC라는 시민의 칼이 부서져버리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지켜야 한다.

 

2017년 6월 27일
MBC경남 구성원
김태석, 정문찬, 이용근, 김종근, 정대균, 최진길, 김정희, 손정모, 이주미, 김연룡, 신진화
이종승, 전소연, 정연혁, 백병근, 김형신, 이준석, 정영훈, 우동일, 박경종, 박경주, 손무성
황창호, 이승호, 서윤식, 배상효, 정성오, 김민성, 안영규, 남두용, 윤경선, 최재식, 박동훈
반상현, 김성하, 심길보, 박현정, 정명식, 임종우, 구창본, 정은희, 김진철, 이종호, 신동식
전우석, 손원락, 장성욱, 문강호, 문철진, 이상훈, 정승호, 강건구, 김현지 (이상 53명) 

건배 메시지.

어떤 정보를 수정하시겠습니까?

내 정보 수정 게시글 수정

삭제하시겠습니까?

취소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