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편향·여론조작…이진숙은 사회적 흉기다

거짓·편향·여론조작이진숙은 사회적 흉기다

 

  한없이 참담하고 부끄럽다. 그의 모습을, 그의 발언을 보고 듣는 것 자체가 참기 힘든 고통이다.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극도의 편향성과 거짓의 향연이었고, 국민을 대하는 태도와 눈빛에는 안하무인과 비아냥, 표독함만이 가득했다. 본인의 가치관과 역사관은 물론, 법인카드 사적유용 의혹과 여론조작 의혹 등 온갖 위법에 대해서는 모르쇠와 선택적 기억으로 일관했다. 유일하게 목소리를 높인 것은 언론노조에 대한 증오와 혐오, 그리고 공영방송 특히 MBC에 대한 장악 의지였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비열함 속에 우리가 확인한 것은 MBC를 송두리째 망쳐놓고, MBC 구성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던 이진숙이 이제 MBC를 넘어 우리 사회의 흉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노조탄압, 직원사찰에 여론조작까지범죄자가 방통위원장?

 

  이훈기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12년 5월, MBC는 위키트리 운용사인 소셜홀딩스와 <소셜 미디어 대응 용역 계약서>를 체결했다. 공정방송을 요구하는 파업이 한창인 시점, 김재철 사장 비위 등 경영진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노조를 비난하고 사측에 유리한 온라인 여론전을 펼치려는 용역 계약이었다. 계약 규모는 2억 5천만 원에 달했다. 당시 기획홍보본부장으로 이를 기획하고 직접 계약을 맺은 사람이 바로 이진숙이다. 정당한 파업에 대해 외부 업체를 동원해 인위적인 여론조작에 나선 것이다. 이런 발상 자체만으로도 경악할 사안일진대, 이진숙이 MBC의 공식계정뿐이 아니라 가짜계정까지 동원하는 등의 무리한 요구를 했다는 게 당시 위키트리 대표의 증언이다. 여론조작은 명백한 범죄다. 그럼에도 이진숙은 “파업에 대응하기 위한 위기관리 차원”이라며 불법이 아니라고 뻔뻔하게 맞섰다.

 

  이진숙은 또 MBC 구성원들의 사생활까지 낱낱이 사찰해 손해배상 확정판결까지 받은 트로이컷 사건에 대해서도 사찰 목적이 없었다는 궤변으로 일관했다. 수많은 해고와 전보 등 노조탄압에 대해서도 “사규에 따른 것”이라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이진숙이 앞장섰던 칼춤은 대부분 법원에서 부당해고·부당전보로 확정됐음에도, 조금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보도본부장과 대전MBC 사장 시절, 세월호 영상 사용제한 지침을 내리는 등 보도를 망친 사실들도 부정하고 있다. 이렇게 노조탄압과 사찰 심지어 여론조작까지 저지르고도 반성조차 하지 않는 자가 우리나라의 방송과 통신 정책을 책임진다면 과연 어떤 일까지 벌일지 상상하기조차 처참하고 암담할 뿐이다.

 

거침없이 드러낸 극우 편향과 노조혐오머릿속엔 오직 MBC 장악만

 

  이진숙은 그동안 본인의 SNS와 외부 강연 등에서 자신의 극우적 성향을 드러내는데 거리낌이 없었다. 이승만·박정희를 숭배하는 반면 5.18민주화운동, 세월호 참사는 한없이 폄훼했다. 문화예술계의 특정 인물, 특정 작품에 대해 색깔을 덧씌웠다. 청문위원들의 거듭된 질타에, ‘자연인’ 시절의 발언일 뿐이라며 회피에 급급한 존재의 가벼움과 비루함은 차지하더라도, 아무리 숨기려 해도 이진숙의 극단적 편향성은 숨겨지지 않았다.

 

  하물며 언론노조에 대한 증오, MBC 장악 의지는 숨기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MBC 구성원 대부분이 속한 언론노조를 악마화하고, 자신을 포함한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의 적폐 경영진들은 마치 언론노조에 탄압받은 피해자인양 호도했다. 그러면서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강행할 것임을 거듭 강조하면서, MBC 내 인적 청산, 극단적 노조 탄압을 예고했다. 또 공정방송을 위한 필수 장치이자 대부분의 언론사가 노사협약으로 제도화하고 있는 임명동의제를 부정하고, 제작 자율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또 MBC가 상법상 주식회사이고 공영방송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면서 민영화 음모를 숨기지 않았다. 다른 방송정책, 통신 분야에 대해선 아는 것도, 알려는 의지와 관심도 없고, 이진숙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MBC 장악’만 있었다.

 

1만원도 사적으로 쓴 적 없다?뻔뻔한 거짓의 향연

 

  MBC 임원과 대전MBC 사장 재직 시절, 법인카드를 펑펑 써댄 것은 이번 청문회의 집중 검증 화두였다. 법인카드 사용은 서울 고급 호텔과 단란주점 등에 집중됐고, 본인 집 근처에서 그것도 휴일에 사용한 흔적이 빈번했다. 1인 사용으로 의심되는 소액 결제 사례도 무수히 많았고, 마트에서 수십 만 원을 사용하기도 했으며 심지어 본인이 대전MBC 사표를 낸 날까지도 집 근처 빵집에서 수십 만 원을 결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진숙은 “단 1만원도 사적으로 허투루 쓴 적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러면서도 실제 누구와 어떤 업무로 법인카드를 썼는지 증빙할 수 있는 자료 제출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일절 거부했다. 이진숙이 대전MBC 사장 시절, 수시로 서울에 올라와 방문진 이사들을 접대하는데 집중했다는 것은 당시 MBC 구성원들에게 널리 알려진 주지의 사실이다. 이것이 본인 영달만을 위한 사적사용이 아니면 무엇인가. 법인카드 사적 유용은 중대한 범죄다. 이에 대한 소명은 거부하면서, 거짓임이 드러나면 사퇴할 것이냐는 물음에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극도의 뻔뻔함은 정말이지 보는 이를 부끄럽게 하고 있다.

 

  인사청문회에서 이진숙의 거짓말은 이뿐만이 아니다. 워싱턴 특파원 시절, 권재홍의 공금 유용에 대해 투서한 것에 대해 낯빛 하나 바뀌지 않은 채 “그런 적 없다”고 말했다. 2012년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을 만나 MBC 민영화를 극비리에 논의한 것에 대해서도, 최 이사장의 요청으로 만났다고 했다. 반면 당시 사장 김재철은 이진숙에게 최 이사장을 만나 논의할 것을 이진숙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권이 되돌린 역사적 비극이진숙은 물러나라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인사청문회에서 이진숙이 아무렇지 않게 거짓을 늘어놓고, 언론노조에 대한 적대감과 MBC 장악 의지를 대놓고 강조하는 것은, 비단 이진숙 개인의 부도덕함과 욕망 때문만은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윤석열 정권이 자신을 방통위원장 자리에 앉힐 것이란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진숙은 윤석열 정권이 MBC를 장악하고자 내세운 앞잡이일 뿐이다. 이동관, 김홍일을 방통위원장에 앉혔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 정권에게 일국의 방송, 통신의 미래에 대한 고민은 안중에도 없다.

 

  어제 이진숙 청문회에는 김재철, 안광한, 권재홍, 백종문, 김철진 등 적폐들이 한 데 모였다. 다시는 보고 싶지도 않고, 다시는 볼 것이라고 생각지 않았던 이들을 다시 보는 것 자체만으로 MBC 구성원들은 극도의 분노와 허탈함을 숨길 수가 없었다. 더구나 이들은 집단 준동의 날갯짓을 꿈꾸는 듯, 거짓과 궤변으로 이진숙을 옹호하는 데 앞장섰다. 백미는 부당노동행위 범죄자 김장겸이 국회 과방위 인사청문위원으로 자리 잡고 이진숙과 손발을 맞춰 조합을 비난하고, 본인들의 범죄를 합리화하는 모습이었다. 비극적 역사의 퇴행, 바로 윤석열 정권이 야기한 초라하고 비참한 현실이다.

 

  지금 당장은 세상 모든 것을 가진 것 같겠지만, 역사가 증명하듯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그리고 가장 어두운 시간은 바로 해가 뜨기 직전이다. 윤석열 정권이 이진숙 임명을 강행하며 이 암흑을 극단으로 몰고 가는 것은, 결과적으로 빛이 떠오를 시간을 앞당기는 것이다. 우리는, 그리고 MBC를 응원하는 국민들은 윤석열 정권이 만든 이 암흑의 시간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20240725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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