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경영진의 황당한 ‘자화자찬‘과 악의적인 ‘노조 탓‘
방문진 업무보고서 드러난 임원들의 한심한 현실 인식
김장겸 사장 등 MBC 경영진의 안이한 현실 인식 수준이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5~6일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진행된 하반기 업무보고는 MBC 임원들의 황당한 ‘자화자찬’과 악의적이고 습관적인 ‘노조 탓’의 경연장이었다.
첫 날 보고에서 김장겸 사장은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보도로 균형을 잡아왔다”고 자평하며 극도의 후안무치를 선보였다. 오정환 보도본부장도 “보도의 균형을 잃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19대 대선 선거 보도에서) 선거 방송 준칙을 지키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오늘날 MBC의 ‘보도 파탄’에 앞장선 자들의 입에서 나왔다고 믿기 어려운 망언 퍼레이드였다. 특히 조작으로 드러난 ‘문준용 특혜 취업 의혹’ 등을 앞장서서 보도한 MBC의 지난 19대 대선 보도는 역대 최악의 편파‧왜곡보도의 오명을 남겼다. 지상파 방송사 중 가장 먼저 법정제재를 받는가 하면 행정지도도 여러 차례 받았다.
노동조합에 대한 적대적 인식과 극도의 혐오 발언도 속출했다. 이은우 경영본부장은 어제 보고에서 “단체협약 체결을 목표로 지속적인 교섭을 요청했지만, 노동조합이 단협 테이블에 나오고 있지 않아 답보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는 명백한 거짓 주장이다. 조합은 4년 전 무단협 상태가 시작된 이후 줄곧 교섭을 요구해왔다. 지난해 타결 직전까지 갔던 ‘부분 단협’이 결렬된 것도 최소한의 요구마저 외면한 사측의 책임 때문이었다. 조합은 올해 들어서도 단협 체결을 위한 실무교섭을 하자는 사측의 제안을 수용해 지난달 5명의 실무 교섭위원 명단을 통보했으나 사측은 아직도 회신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모든 책임을 조합에 떠넘기는 억지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조합이 지나치게 정치적”이라며 본질과 무관하고 사실과도 다른 조합 비난까지 감행했다.
전날 오정환 보도본부장은 노동조합에 대한 혐오를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노조가) 사람을 같은 사람으로 안 본다. 파업 끝나고 들어온 경력기자들을 희생양 삼아 나치가 유대인 괴롭히듯 괴롭힌다”고 주장했다. MBC 뉴스의 시청률과 신뢰도 하락 문제에도 “사내 비방 세력이 외부 매체와 연계해 (뉴스를) 공격했기 때문”이라며 노조 탓에 열을 올렸다. 지난 5년 사이 MBC 뉴스를 바닥으로 추락시킨 장본인이 그 책임을 조합에 떠넘기는 파렴치한 모습을 보였다. ‘노동조합 혐오’ 발언은 명백한 노동조합의 조직과 운영에 지배·개입하는 부당노동행위이다. 2년 이하의 징역,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MBC 경영진을 관리 감독해야 할 책임자인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은 아예 기본적인 상황 파악조차 못 하고 있는 발언으로 빈축을 샀다. 고 이사장은 “(노조원들이) 일을 하긴 하냐. 근로자들의 반 이상이 일을 안 하고 회사가 굴러가는 게 신기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MBC 경영진이 자행한 숱한 부당전보로 많은 사원들이 현업에서 쫓겨난 상황을 고 이사장은 정녕 모르고 있는 것인가.
황당하고 참담한 업무보고가 진행되는 동안 회사에서는 특별근로감독이 진행 중이었다. MBC의 악랄한 노동 탄압에 대한 진상 규명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시점에도 경영진은 거짓 주장으로 노동조합과 사원들을 비난하는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했다. 스스로 범죄 행위를 자백한 경영진의 노조 탄압 실태에 대해 사법당국은 더욱 철저한 조사에 임해야 한다. 정부의 엄격한 법 집행을 무시하며 범죄를 저지른 책임자와 실무 관련자들 모두 엄히 처벌해야 할 것이다.
2017년 7월 7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