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는 이제 법적 권한의 행사를 결단하라
MBC 파괴의 공범인 방문진 이사들 해임해야
방송문화진흥회의 무책임한 파행 운영이 끝을 모른 채 계속되고 있다. 방문진은 지난 9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2016년 MBC 경영평가 결과 승인 및 공표 결의건’의 채택을 세 번째로 시도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구 여권 이사들의 발목잡기로 안건 처리에 실패했다. 보고서는 지난 6월과 7월 두 차례 열린 이사회에서도 구 여권 이사들의 극심한 반대로 채택되지 못했다.
보고서는 MBC의 고질적인 불공정, 편파·왜곡 보도를 비판했다. “객관성과 공정성 관련 사유로 MBC가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으로부터 받은 법정 제제만 8건에 이른다”며 “원만한 노사관계와 미래지향적 조직 문화 정립을 통해 공영방송사의 가치인 공정성과 신뢰성을 위해 나아갈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가 채택될 경우 MBC 보도 파탄의 책임은 지난해 보도본부장이었던 김장겸 사장에게 있음이 공식 인정된다. 따라서 구 여권 이사들은 김장겸을 보호하기 위해 줄곧 보고서 채택을 미루려는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경영평가보고서 채택은 방문진이 관리·감독하는 MBC의 한 해 경영성과를 종합 평가하는 일이다. 방문진법 10조에 명시된 방문진의 주요 결의사항이다. 방문진이 보고서 채택을 차일피일 미루는 것은 결국 법률이 규정하는 책임을 해태하고 방기하는 일이다.
취임 2년을 맞은 ‘고영주 방문진’의 직무 유기는 심각한 지경에 이른 지 오래다. MBC는 지난 10년 김재철·안광한·김장겸 체제를 거치면서 공영방송으로서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의 가치를 철저히 무너뜨렸다. 정권과 경영진의 이익을 위해 상습적으로 왜곡과 편파보도를 일삼고, 뉴스를 사유화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로는 극우 이념의 마지막 저항 기지로 전락했다. ‘공정방송’을 요구하는 구성원들에 대한 탄압도 극심했다. 10명의 해고자가 나왔고, 사원 수백 명이 부당징계와 전보에 시달렸다. MBC 경영진은 이 같은 횡포를 바로 잡으라는 법원 판결도 무시했다. 한국 언론 사상 최악의 노동 탄압으로 현재 당국의 특별근로감독까지 받고 있다. 방문진은 MBC의 이 모든 파행에 철저히 눈을 감았다. 아니 배후에서 조장하고 묵인했다. 방문진은 이미 존재 가치와 의미를 상실한 식물 기구를 넘어 MBC 몰락의 총체적 공범이다.
방문진을 관할하는 주무 관청은 방송통신위원회이다. 방통위는 방문진 이사들에 대한 임명권을 갖고 있다. 이 권한에는 ‘해임권’도 포함된다는 사실이 대법원 판례를 통해 확인됐다. 이효성 방통위원장도 오늘 “방통위가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를 임명하도록 돼 있는 만큼 해임할 수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민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는 방문진법에 따라 방통위는 방문진의 사무를 검사, 감독할 권한도 갖고 있다. 방통위는 이제 법령상 주어진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 즉각 방문진에 대해 철저한 사무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방문진 이사들의 책임 방기와 업무 해태 등에 대해 엄중하게 법적 책임을 물어 해임해야 할 것이다.
2017년 8월 1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