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와 이재용에게 충성한 MBC의 부끄러운 민낯
MBC를 삼성에 팔아넘긴 적폐들,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한다
MBC의 새 시사프로그램인 <스트레이트>가 삼성 장충기 사장 문자 메시지에 감춰져 있던 언론사들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지난 2014년 12월 18일, 삼성그룹 순환출자의 핵심 회사 중 하나인 제일모직이 코스피 시장에 상장됐다. 이날 이인용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장충기 사장에게 지상파 뉴스의 동향을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KBS, MBC, SBS가 관련 뉴스를 다루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이날 <뉴스데스크>를 비롯한 지상파 3사의 메인뉴스에는 제일모직 상장 소식이 나가지 않았다.
2015년 6월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삼성병원의 메르스 확산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한 날, 장충기 사장은 MBC가 ‘이재용 부회장 사과’라는 기사를 ‘육성 위주로 앵커가 정리’할 것이라고 보고받았다. 실제로 <뉴스데스크>는 기자의 리포트가 아니라 이재용 부회장의 사과 중간에 앵커가 나와 설명하는 형식으로 축소 보도했다.
이 뿐 아니다. 2016년 11월에는 당시 국정 농단 보도에 소극적이었던 MBC 뉴스를 비판하는 MBC 내부의 게시글까지, 누군가 통째로 복사해 장충기 사장에게 보낸 사실도 밝혀졌다.
당시 김장겸 씨는 보도국장을 거쳐 보도본부장에 올랐고, 최기화 씨는 보도국장이었다. 김장겸 보도본부장은 연합뉴스 조 모 상무가 장충기 사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도 등장한다. 조 상무는 김장겸 본부장을 “동지”라고 불렀고, “김장겸 본부장이 따로 할 말이 있는 것 같다”면서 자리를 주선했다. 최기화 보도국장이 장충기 사장으로부터 고가의 공연 티켓을 수수한 정황도 드러났다. 최 국장은 장 사장을 ‘형님’이라고 부르며 “보탬도 되지 않는데 늘 신세만 진다”고 말했다. MBC의 보도국장이 재벌그룹 사장에게 고가의 선물을 받고 ‘형님’으로 모신 것이다.
<스트레이트>가 공개한 문자메시지들은 김장겸 체제의 MBC가 정권뿐만 아니라 삼성의 하수인으로까지 추락했던 상황을 보여준다. 정권은 물론 재벌과도 유착관계에 빠져있던 MBC의 민낯이다. 삼성과 김장겸 체제 MBC의 행태는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한 방송법의 정신을 정면으로 훼손한 행위이다. 검찰은 장충기 사장의 문자에서 드러난 언론 장악의 진상을 철저히 수사해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
MBC의 자체 진상 규명도 필요하다. 보안이 유지돼야 할 <뉴스데스크>의 큐시트와 내부 게시판의 게시글을, MBC 내부자가 삼성 측에 유출시켰다. 아니 보고했다. 이는 언론인으로서 책무를 망각한 심각한 윤리 위반일 뿐만 아니라, 사규를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다. 반드시 진상을 밝혀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공영방송 MBC의 뉴스는 시청자의 것이다. 개인의 이익을 위해 재벌과 거래할 수 없는 공공의 자산이다.
2018년 3월 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