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과 국민의당, MBC 사태 똑바로 인식하라
우리의 총파업을 정치판에 이용하려는 정치권에 경고한다
공영방송 MBC와 KBS의 총파업에 대해, 야당들이 마치 현 정권의 ‘방송장악’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인 것처럼 음해하거나 무지를 드러냈다. 바른정당은 지난달 30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안보 위기의 중대한 시점에 양대 공영방송이 중단되는 사태는 없어야 한다는 우려가 크다”며 “경영진의 퇴진을 내건 노조의 파업이 혹여 정부의 의도와 물려있다면 참으로 걱정이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바른정당이 걱정하는 것은 방송 파행이다. 그러나 정작 지난 수 년 간 MBC 뉴스가 사실상 방송 사고 수준의 참혹한 파행 상태였다는 점은 무시하고 있다. 방송 종사자들이 왜 파업에 나섰고, 김장겸 고대영 사장이 왜 거센 퇴진요구에 직면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다. 바른정당에게 묻는다. 방송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노조를 파괴한 범죄자들을 보호하겠다는 뜻인가?
더욱이 바른정당은 지난 두 정권의 집권 세력이었다. ‘건강한 보수’를 지향하지만, 정작 공영방송과 언론자유에 대한 인식은 박근혜 잔당, 극우 이념집단 자유한국당과 차별성이 보이지 않는다. 바른정당이 진정 공영방송 사태를 우려한다면 과거 집권 시기 저질러진 언론자유 침해와 방송 장악부터 사과해야 한다.
국민의당 일부 지도부의 인식 역시 수준이 우려된다. 장진영 최고위원은 지난달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MBC 경영진의 노동 탄압 행태를 비판하며 ‘노조원들의 정당한 파업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래놓고 발언 말미에 엉뚱하게도 “문재인 정부가 이 틈(총파업)을 타서 방송장악의 기회로 악용하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깊은 유감과 함께 강력한 경고를 하는 바이다”라고 덧붙였다.
우리는 어떠한 정치권력도 방송을 장악하려 해서는 안된다고 믿는다. 또한 권력의 방송장악에 부역하고, 노동법과 방송법을 위반한 범죄 행위자들은 반드시 해임돼야 하고, 형사처벌받아야 한다. 이는 지난 9년 헌정 파괴와 언론자유 침해, 언론인 학살의 비정상을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유일한 방법이며, 국민의 명령이다. 만약 국민의당이 김장겸 경영진을 비호하고 원칙적인 법 절차 이행을 정략적으로 접근해 문제 삼는다면, 우리는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이날 저녁 MBC <뉴스데스크>는 장진영 최고위원의 말 가운데 문재인 정부에 대한 경고 대목만 발췌해 노동조합을 공격하고 ‘정치파업’이라는 주장을 폈다. 장 최고위원은 본인의 발언 취지가 방송에서 훼손됐다고 여긴다면 당장 김장겸 사장과 MBC 사측에 정정을 요구하라.
우리는 공영방송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이번 총파업을 사상 최고 수준으로 강도 높게 진행할 것이다. 파업 돌입이후 모든 MBC 프로그램은 비조합원, 범죄집단 조력자들의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정치권 전체에 엄중히 경고한다. 우리의 총파업을 당리당략의 정치판에 이용하지 말라. 또한 총파업 돌입 이후 MBC의 취재 요구나 출연 섭외에 절대 응하지 말라. 만약 정치권이 한줌 극우 세력이자 범죄 집단인 김장겸의 MBC에 동조하거나 협조한다면, 언론 개혁과 적폐 청산을 요구하는 국민의 심판이 기다릴 것이다.
2017년 9월 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