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없을 오욕의 역사, 허연회는 물러나라
참담하다 못해 참혹하다.
반백년이 넘는 민방 효시사의 역사가 송두리째 능욕 당하고, 구성원들의 자부심은 한순간에 헌신짝처럼 내팽개쳐졌다.
적폐들과의 동침을 꿈꾸었던 것인가?
김영란법 시행이 한 달도 채 안된 지난해 10월, 당시 imbc의 사장이었던 허연회 사장은 법인카드를 사용해 자신만의 VIP를 상대로 골프접대를 벌인다.
실정법을 어긴 행태도 행태거니와, 함께 부정한 골프라운딩을 즐긴 부당거래자들의 면면을 보면 그가 어떻게 부산MBC로의 낙하산 임무를 기꺼이 부여받았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 고영주 방송문화진흥위원회 이사장, 김삼천 정수장학회 이사장…..
최순실 국정농단의 책임 집사, 공영방송 농단의 선봉장, 박근혜의 친위부대 정수장학회의 수장, 그 면면을 살펴 보건데, 박근혜와 한 통속이 되어 대한민국을 농단해오다가 지금은 구린내 진동하는 적폐청산의 주요 대상이 되어버린 자들이 아니던가?
우리가 남이가, 그 김기춘이라니!
이제야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 완성되었다. 박근혜의 공영방송 알박기의 표본 김장겸 사장이 서울MBC 사장에 취임한 후 지역에 투하된 낙하산 사장들!
그중에서도 부산에 투하된 허연회 사장. 당시 구성원 모두가 의문이었다. 아무런 지역적 연고도 없는, 게다가 한 번도 하마평에 오른 적이 없던 허연회 사장이 지역MBC의 맏형격인 부산MBC 낙하산사장으로 떨어졌는지…..
2012년 MBC파업 당시, 김성주를 발탁해서 파업 중인 아나운서들의 마이크를 탈취하고, 파업에 동참한 스포츠PD를 세트장으로 보내는 데 일조했다는 공적(?)으로 imbc 사장에 오른 그가, 그 곳에서 이렇다 할 경영적 성과나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산MBC의 대표이사로 낙점된 비하인드 스토리가 오늘에야 고스란히 만천하에 드러났다. 그에게는 박근혜의 아바타 김장겸을 뛰어넘는 김기춘, 고영주라는 뒷배가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 해 10월, 김기춘으로부터 “우리가 남이가”라는 약조를 받던 순간, 허연회 사장은 이미 부산MBC로부터 ‘남’이 될 수 없는 숙명(?)을 받들게 된다.
김기춘은 법인카드로, 고영주는 현금으로, 김삼천은 대납?
조합은 지난 금요일 서울 특별취재팀으로부터 제보를 받고 사실 확인을 위해 허연회 사장에게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다.
가까스로 연락을 취하고, 토요일 오후 2시에 사장실에서 사장과의 면담을 통해 관련 사실을 당사자에게 직접 확인하기에 이른다.
그 전까지 서울특별취재팀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허연회 사장이 당일 법인카드로 골프피를 모두 계산했으며, 고영주 이사장은 다음날 50만원의 현금을 허연회 사장에게 계좌로 넣어줬다는 내용까지였다.
사장실에서 만난 허연회 사장의 기억은 주지한 사실과 달랐다. 당일 골프피를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자신의 법인카드로, 고영주 이사장은 현금으로 자신이 계산했고, 김삼천 이사장은 김삼천 본인의 카드로 계산했다는 것이다. 이후 고영주 이사장은 50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입금을 해줬고, 김기춘 전 실장의 몫은 김삼천 이사장에게 받아서 바로 다음 날(일요일) 골프장에 가서 현금으로 납부하고 납부한 액수만큼 카드 취소를 받았다고 밝혔다.
허나, 왜 김기춘은 법인카드로 고영주는 현금을 빌려줘서 계산을 했는지, 또 김기춘의 몫을 김기춘 본인을 직접 만나거나 계좌송금을 통해 현금을 받은 것도 아니고, 김삼천이 대납을 하는 형식을 취했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아울러, 고영주 이사장이 50만원을 보낸 데 대해서도, 자신이 빌려준 돈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 이 모든 것에 대해 증거자료를 제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현재 자료를 구하기가 참 어렵다는 말로 얼버무렸다. 항상 뒤에는 1년 전 일이라 기억이 거의 없다는 말의 반복이었다.
납득할 수 없다는 반론에 대해서는 믿어달라는 대답 뿐 더 이상은 없었다.
부산의 이름마저 더럽히지 마라.
허연회, 그는 민방의 효시사의 창사58주년 기념사에서 찬란한 60주년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항 재개발을 이야기하며 신사옥 이전 플랜에 한껏 말잔치를 펼쳐왔다. 세간에 유행하는 ‘아무말 잔치’로 그간의 임기를 때워온 허연회 사장이, 구린내 진동하는 밀실야합 인사의 대표적인 수혜자라는 것이 밝혀진 작금의 사태는 지난 반백년이 넘는 효시사의 역사를 부정하고 구성원들에게는 오욕과 치욕의 역사를 안기는 희대의 사건으로 남을 것이다.
부산MBC로의 입성을 도왔을 그의 뒷배들이 적폐청산의 대상이 되어 사라져가고 있는 마당에 그가 여전히 부산MBC에 버티고 있을 명분이 과연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효시사의 자부심이 땅바닥에 처박힌 사실은 둘째 치고, 촛불로 세상을 바꾼 부산의 민주시민들에게 사죄를 받아야하는 책임은 고스란히 부산MBC구성원들 몫으로 남아버렸다.
두 말 하지 않겠다. 허연회 사장!
더 이상 부산의 이름마저 더럽히지 말고, 김장겸과 함께 물러나라!
2017년 10월 17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부산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