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 징계 인정은 시작일 뿐이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 부당징계 판정 수용과 재심 포기 결정에 부쳐
대전MBC 사용자 측이 충남지방노동위원회가 부당징계라고 판정한 이교선, 이승섭 두 보도국 기자에 대한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신청을 포기했다. 재심의 명분도, 승산도 없는 상황에서 지극히 상식적인 판단을 내린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사측이 부당징계를 인정하고 잘못을 바로잡아줄 것을 주장해왔다. 이번 재심 포기는 그동안 노조의 정당한 요구를 침묵으로 대하던 사 측이 뒤늦게나마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대전MBC 정상화의 실마리가 마련된 셈이다. 언론 부역자 이진숙과 최혁재가 주도하고 거수기로 전락한 보직 국장들이 힘을 보탠 엉터리 징계의 결말은 결국 정의가 반드시 승리한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새삼 일깨우고 있다.
그러나 부당 징계 인정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우리는 이번 엉터리 징계가 대전MBC의 공정 보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 온 이교선 기자협회장과 부당한 지시에 결연히 맞선 이승섭 기자를 향해 각국 국장들이 공모해 벌인 일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있다. 부당 징계를 주도한 최혁재 보도국장의 죄도 크지만, 시킨다고 불의에 굴종하고 방관한 것도 엄연한 죄이기 때문이다. 인사위원장인 오승용 경영기술국장, 장래균 편성국장, 김미리 사업국장 등 인사위원들은 자리보전에 급급한 나머지 넘지 말아야 할 상식의 선을 넘어 버렸다. 3명의 인사위원 일부라도 상식적 판단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무참히 짓밟고, 이진숙의 눈 밖에 난 기자들에게 무참히 징계의 칼날을 휘둘렀다. 더욱이 공식적으로 부당징계 판정을 받은 뒤에도 피해 당사자들과 노조에 진심 어린 사과는커녕 뻔뻔하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우리는 부당징계에 가담하고도 제대로 반성하지 않는 인사위원들에게도 합당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징계를 직접 기획하고 실행에 옮긴 이진숙 사장과 최혁재 보도국장은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공영방송 사유화에 걸림돌이 되는 기자들의 쓴 소리가 그렇게 두려웠던가. 부당 지시에 직접 항거하는 기자들의 패기가 그다지도 당황스러웠던가. 하지만, 당신들이 휘두른 무소불위의 징계는 합리적인 공권력에 의해 그 정당성을 상실했다. 중앙노동위원회 재심을 포기했다고 그간 행적이 면책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지난날의 잘못을 반성하고 대전MBC 대표이사와 보도국장 자리에서 당장 물러나라.
모든 일은 결국 바른 길로 들어서게 마련이라는‘사필귀정’은 많은 역사가 보여주고 있는 중요한 가르침이다. 방송의 주인인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 공영방송을 재건하고 뿌리 깊은 낙하산 구조를 철폐하기 위한 대전MBC노동조합의 눈물겨운 투쟁도 어느덧 결실을 볼 시점에 다다르고 있다. 그러나 대전MBC노조원들은 쌓이고 쌓인 언론 적폐의 카르텔을 무너뜨리기 위한 진짜 싸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의 대표 공영방송인 대전MBC를 사유화하고 망친 주범 이진숙, 부정한 권력에 빌붙어 호가호위한 최혁재, 영혼 없는 거수기단으로 전락한 국장단, 그리고 이진숙이 올해 창사 기념사에서 “흔들림 없이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해오고 있는 보직간부들”이라며 공개적으로 자신의 호위무사요, 굴종 세력으로 추켜세웠는데도 한 점 분노하지 않고 정의를 외면하고 있는 보직자들. 우리는 당신들의 잘못을 낱낱이 밝히고 역사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다. 사필귀정 파사현정의 거대한 흐름에 저항하지 말라. 뼈를 깎는 치열한 자기반성과 사죄, 보직 사퇴를 비롯한 책임지는 행동만이 당신들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2017년 10월 2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대전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