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15기 집행부가 출범식을 열고, 2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공영방송 MBC에 대한 정권의 탄압과 노골적인 장악 시도가 자행되는 가운데 첫 발걸음을 내딛는 새 집행부의 책임과 사명은 크고 무겁다.
15기 집행부는 공영방송 MBC를 사수하기 위한 투쟁에 앞장설 것이며, 방송 독립과 공정방송 실현, 조합원 권익 보호라는 문화방송 노동조합의 본분을 다할 것임을 다짐한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원칙에 충실한 노동조합이 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노골적인 MBC 장악 시도…헛된 꿈을 버려라
MBC에 대한 정권의 탄압은 말 그대로 전방위적이다.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국세청 세무조사 등에 이어 이번엔 감사원이다. 지난 13일, 감사원은 기어코 방문진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국민감사청구’라는 허울만 썼을 뿐, 과거에도 그랬듯 감사원이 방송 장악의 선봉에 나선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방문진 체제를 흔들고, 종국에는 정권의 눈엣가시인 MBC를 접수하겠다는 뻔한 시나리오다. 임기 며칠 남지 않은 여권 추천 방송통신위원들이 새 경영진의 선임 과정을 문제 삼으며 방문진에 대한 검사·감독을 추진하려는 것도 마찬가지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을 어떤 식으로든 기소해 해임하고 검찰 출신을 그 자리에 앉힐 것이란 얘기 역시, 공영방송 장악에 혈안이 된 현 정권의 행보로 볼 때 풍문으로만 치부할 수 없다. 광고 압박은 어떠한가. 치졸하다 못해 위헌적 요소가 다분한데도 집권 여당이 대놓고 MBC에 광고하지 말라며 광고주를 압박하는 것이 2023년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정부 여당에 경고한다. MBC를 훼손하려는 모든 시도에 15기 집행부는 단호히 맞설 것이다. MBC에 대한 전방위적 탄압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를 것이고, 국민적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공영방송 MBC를 장악할 수 있다는 헛된 꿈을 버려라.
새 경영진에 요구한다. 공영방송 MBC를 사수하라
안형준 사장이 선임된 지 한 달이 됐다. 조합은 앞서 사장 선임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철저한 진상 규명과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안 사장은 의혹을 직접 해명하며 여러 논란이 되는 상황에 대해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문진은 감사국의 특별감사를 토대로 ‘비판의 소지가 있어 유감스러우나, 현재로서는 이에 대한 법적 판단이 없어 MBC 사장의 지위에 영향을 줄 정도의 결격사유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럼에도 씁쓸함이 가시지 않는다. 공영방송 MBC의 현실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미래에 대해 치밀한 준비를 해야 할 아까운 시간이 논란에 허비됐다. 방문진의 결정에도 안 사장에 대한 구성원들의 의구심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도 어렵다. 안 사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문도 여전하다. 불안과 우려를 조속히 믿음과 확신으로 바꿀 수 있는 리더십이 절실하다. 온갖 권력기관이 경쟁하듯 MBC를 탄압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하여 조합은 요구한다. 안형준 사장은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방송 실현을 제1의 원칙으로 새겨라. 공영방송 MBC의 존립마저 부정하려는 권력에 맞서, 취임사를 통해 밝힌 것처럼 단단하고 당당하게 MBC를 지켜내라. 추상적인 언어의 향연이 아닌 실천으로 증명하라. 이는 새 경영진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어야 하며, 공정과 상식이 뿌리째 흔들린 현 시기,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사명이다. 조합은 새 경영진이 이 같은 원칙을 제대로 지키고 실천하는지 주시할 것이며, 이 원칙이 흔들릴 경우 결연히 맞설 것이다.
2023년 3월 22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