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뉴스는 유권자에게 친절했는가
MBC 뉴스는 지난 선거기간 내내 유권자들의 큰 관심과 호평을 받았다. 심의를 가장한 정권의 탄압 속에서도 집요한 취재를 통해 권력 감시의 역할에 충실했고, 해야 할 보도를 멈추지 않았다. 그럼에도 유권자들에게 충분히 친절한 보도였는지, 그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았는지에는 일부 아쉬움이 있다. 민실위는 지난 3월 4일부터 4월 9일까지 뉴스데스크의 총선 보도를 살펴봤다.
뉴스데스크의 ‘고군분투’
총선 최대 이슈는 ‘이종섭 호주대사’ 논란이었다. MBC는 이종섭 전 장관이 출국금지 상태로 호주대사에 임명됐다는 단독보도를 시작으로 총 32개의 리포트를 제작했다. 또 황상무 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 보도까지 더해 ‘권력 감시’라는 공영방송의 기본 책무를 충실히 이행했다는 것이 민실위원들의 공통된 견해였다. 민생토론회 관련 보도 역시, ‘논란’은 쏙 뺀 채 정책 발표에만 충실했던 KBS와 보도 자체를 피하는 듯했던 SBS와는 차이를 보였다. ‘대파 발언’ 논란, ‘대통령 장모 가석방 추진’, ‘정우택 돈봉투 의혹’ 보도 역시 유권자들이 주목한 뉴스였다.
“정당 동향에 치우친 보도”.. 부실한 주말 뉴스
민실위원들은 스트레이트보다 기획 기사에 아쉬움을 표했다. 유권자들의 이해를 돕거나 그들의 목소리를 직접 담은 리포트보다 각 정당의 동향 보도에 치중한 측면이 컸다는 것이다. 조사 기간 공천과 선거전 등 각 정당의 당일 일정을 담아낸 리포트는 149개로, 그 외 모든 총선 관련 보도를 합친 113개보다 많았다. 특히 유권자들의 관심이 모이는 격전지 관련 리포트는 4개에 그쳤다. KBS는 26개, SBS는 15개, JTBC는 9개였다. 한 민실위원은 “동향 보도가 정당의 행보를 ‘기록’하는 것이라면, 기획 기사는 유권자 ‘이해’를 돕는 보도”라며, “우리 뉴스가 생산자 중심으로 치우친 측면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정당 비례후보 인터뷰’ 기획에 대해서도 의도는 좋았으나, 리포트에 따라 당의 정책과 개인 스토리의 비중, 비판 수위 등에 차이가 드러난 점을 민실위원들은 지적했다.
주말 뉴스데스크의 부실도 문제였다. 주말이 되면 치열한 선거전의 뉴스 흐름이 끊기는 양상이었다. 주말 총선 리포트는 평균 3개 정도에 그쳤고, 속보 처리와 내용에서 아쉬웠다. 3월 17일 저녁, 민주당의 안산을 등 4곳 지역구 공천 결과 발표를 우리는 인터넷 단신으로 처리한 데 비해, SBS는 중계차 리포트로 소화했다. 3월 23일 우리는 ‘정당 38개 ‘역대 최장’ 51.7cm..’라는 기획 리포트를 내보냈지만, SBS는 같은 리포트를 하루 전 보도했고, 당일엔 비례대표 1, 2번에 담긴 메시지를 돌아보는 기획으로 차별성을 보였다. JTBC도 비례대표 후보들의 성비, 직업, 연령 통계를 정리해 내용이 더 알찼다. 3월 31일, KBS는 “더 낮은 자세로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는 윤 대통령의 부활절 메시지와 배경을 두 꼭지로 보도했지만, 뉴스데스크는 국민의힘 동향 기사에 한 줄로 처리했다.
주 52시간제로 주말 제작 여건이 열악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우리 내부의 사정일 뿐이다. 총선 정보를 제공하는데 주말과 주중의 차이는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 민실위 판단이다.
여론조사 ‘오차범위‘보도 개선됐지만…
이번 총선에선 들쭉날쭉한 여론조사 결과에 유권자들이 혼란스럽다는 지적이 많았다. 출구조사 결과마저도 개표 결과와 큰 차이를 보인 곳이 적지 않았다. 그만큼 여론조사 보도에 신중해야 함이 재차 확인됐다. 우리는 ‘일주일 새 급등-급락 여론조사, 믿을 수 있나?’(3.25), ‘들쭉날쭉 여론조사, 격전지 표심은 어떻게 읽을까?’ (3.28) 등의 보도를 통해 여론조사 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우리 보도를 꼼꼼히 보면, 당일 여론조사 결과에서 ‘오차범위 내 순위를 매기지 않는다’는 원칙은 지켜졌으나, 이전 조사와의 비교에선 오차범위 내에도 ‘오르고 내리고’ 등의 표현이 여전히 사용되고 있었다. 여론조사 등락의 표현이 시청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조국혁신당 보도의 ‘적절한’ 비중은?
이번 총선 조국혁신당은 모두 12명의 의원을 배출해 3당을 차지했지만, 선거기간 보도 비중은 높지 않았다. 3사 모두 정당 기호순으로 보도한다는 기존 원칙 때문이었다. 그러나 우리 뉴스가 유권자들의 정서와 요구를 제대로 반영했는가는 돌아볼 필요가 있다. 여론조사 등으로 드러나는 유권자 움직임과 그에 따른 특정 정당과 후보자의 보도 비중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는 향후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