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김재철과 방문진의 투표참여 방해 음모를 폭로한다!
김재철과 그 휘하 경영진 그리고 방송문화진흥회의 투표참여 방해 음모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선거방송은 공영방송의 의무”, “시청자와의 약속” 운운하던 이들이 오는 4.11 총선에서 투표율이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조직적으로 몸부림을 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노동조합은 파업이 진행되더라도 4.11 선거 당일, 오후 4시부터 7시 45분까지는 당초 예정대로 투표방송과 예측조사 발표를 하고, 이후 개표 상황은 하단 상시화면을 통해 방송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투, 개표 방송에서 각 사별로 차이가 나는 것은 개표방송이 아니라 사전 투표방송과 예측조사 발표이기 때문이다. 4시부터 6시까지의 시간대는 출구조사 발표 순간까지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고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시청률 승부처’다. 그래서 방송 3사 모두 이 시간대에 수억 원의 제작비를 투입하고 유권자들에 대해 투표 독려를 해 왔다. 오후 4시 선거방송의 시작은 대부분의 방송사의 관행이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다.
투표참여 독려는 ‘위험하다’?
그런데 김재철 일당은 28일 임원회의에서 선거 투개표방송을 오후 6시 5분전이나 10분전부터 시작하라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4시부터 시작하는 투표방송은 하지 말고 6시부터 예측조사 발표와 개표방송만 하라는 뜻이다. 그 이유가 터무니 없다. 이들은 투표 방송이 “위험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대체 무엇이 “위험”하다는 것인가? 임원회의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그 위험 요소 가운데 하나로 이 시간대 방송에서 예정한 ‘투표 참여 인증 샷’을 들먹였다고 한다.
여당 추천을 받은 방송문화진흥회 차기환 이사는 좀 더 노골적으로 속내를 드러냈다. 차 이사는 28일 방문진 이사회 직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젊은 층들이 투표를 4시부터 6시까지 많이 하는데, 그 시간 동안에만 방송 실시간 투표율을 보도하면서 투표를 독려한다고 하면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사측을 거들었다.
젊은 층 참여를 낮추려는 ‘보이지 않는 손’
공정방송을 요구하는 파업에 대해 정치파업이란 색깔을 씌우는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다 정치적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아니면 이들의 뒤에 이번 선거의 투표율, 특히 젊은 층의 참여율을 낮추려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고 있는 모양이다.
김재철과 방문진에게 분명히 밝힌다. 투표참여 독려는 헌법기관인 선관위의 고유 임무이다. 그리고 참정권의 행사는 민주 시민의 기본 권리이자 의무이다. 공영방송으로서 투표참여를 독려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히 해야 될 의무이다. 그런데 이들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방송을 특정 정파의 선거운동 내지 편파 방송으로 규정하고 그 직무를 고의로 방기하고 있다. 이들이 진정 공영방송 MBC를 대표하는 경영진 그리고 그 경영진을 선임하는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는 자들이란 말인가?
김재철 체제에서 배임은 경영진의 습관
회사 결정대로 오후 4시부터 2시간의 방송시간을 들어내면, 그 시간대를 위해 투입한 수억 원의 제작비를 모두 날리게 된다. 사측이 “공영방송의 의무” 운운하며 특보에서 거론한 “첨단 장비 도입”,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각종 다양한 프로그램”은 바로 이 시간대에 기획돼 있는 것들이다.
그런데 권재홍 보도본부장은 이에 대해 “손해를 보는 건 아무 상관없다”고 말했다. 수억 원 정도 날리는 건 관심도 없다는 것이다. 명백한 배임 행위이다. 사측이 노동조합을 상대로 33억 원의 손해배상소송을 내면서 자신들은 수억 원 정도 눈 하나 깜짝 하지 않고 그냥 버리겠다는 심산이다.
조합원 사생활까지 감시하고 징계
이번 총선과 관련된 사측의 알레르기 반응은 평 조합원들의 사생활에 대한 감시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사측은 보도국 박준우 차장이 트위터를 통해 현 정부의 언론정책 등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올린 것을 ‘정치활동’ 내지 ‘선거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박 차장을 징계하겠다며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MBC 경영진이 도대체 언제부터 선거법 위반을 판정하는 노릇을 해왔나? 그리고 사적인 트윗 활동에 대해서까지 ‘정치활동’ 운운하는 작태는 또 무엇인가? 이미 대법원조차도 서기호 전 판사의 트위터를 통한 정치적 견해 표명에 대해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김재철 체제 하의 MBC 경영진은 대법원의 권위까지도 무시한다는 말인가?
이번 사건으로 우리 파업의 정당성은 더욱 분명해졌다. 우리는 김재철이 사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한 단 하루도 일을 할 수가 없다. 민주사회의 근간인 투표독려 운동 그리고 사적인 정치적 견해 표명까지 정파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김재철과 그 일당은 당장 공영방송 MBC에서 물러나야할 것이다!
2012년 3월 29일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