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가 방송장악 적폐들의 집합소인가

이진숙? 방통위가 방송장악 적폐들의 집합소인가

 

국민의힘이 내일 임기가 끝나는 김효재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의 후임으로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을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관에 이어 이제 하다하다 MBC를 망가뜨린 적폐 중의 적폐 이진숙까지 방통위 한 자리에 앉히려는 것이다. 방통위가 방송장악 적폐 폐기물들의 집합소로 전락한 형국이다.

 

원조 부역자이진숙, 방통위원이 가당키나 한가

 

이진숙. MBC 구성원들에게는 이름만 들어도 치가 떨리고, 입에 올리고 싶지도, 기억을 떠올리고 싶지도 않은 인물이다. 단언컨대 이진숙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권력의 MBC 장악 시나리오를 가장 선봉에서 실행해온 부역자 중의 부역자다. MBC 홍보국장 당시 ‘김재철의 입’으로 불리면서 온갖 궤변으로 김재철의 악행을 옹호했고, 공정방송을 요구하며 170일 넘게 이어온 정당한 파업에 대해 ‘불법 정치파업’이라고 딱지를 붙이고 왜곡하는 데 앞장섰던 인물이 바로 이진숙이다. 그의 입은 거짓을 선동하고 국민을 기만했으며 언론을 흉기로 만들었다. ‘기자’의 기본조차 상실한 행보에, 지난 2012년 MBC 기자들은 기자회 역사상 처음으로 이진숙을 제명했다. 선후배 동료들이 같은 기자로서, 언론인으로서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는 가장 강력한 ‘탄핵’이었다.

 

그럼에도 이진숙은 이후 기획홍보본부장, 보도본부장, 대전MBC 사장 등으로 승승장구했다. 故이용마 기자를 포함해 MBC 구성원들에게 해고, 부당징계, 부당전보의 칼날을 가차 없이 휘두른 장본인이다. 세월호 참사 당시에는 보도본부장으로 유가족 폄훼 보도 등 MBC의 세월호 보도 참사를 야기한 당사자이자 책임자였다. 이 때문에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대상에 포함됐지만, 시종일관 조사를 피해 도망 다니기에 급급했다. 대전MBC 사장 시절에는 자기 마음대로 중동뉴스를 내보낼 정도로 보도를 사유화하고, 구성원 징계를 남발하고 노조를 탄압하면서 대전MBC를 파국으로 몰아넣었다. 이 때문에 언론인 부역자 명단에 빠지지 않고 가장 앞단에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이진숙이다. 이동관에 이어 이런 이진숙을 방송 자유와 독립을 지켜야할 방통위의 상임위원에 앉히겠다는 것은, 이 정권이 생각하는 방통위의 역할이 무엇인지 명확히 드러내는 단면이다.

 

MBC 민영화 추진 당사자MBC 파괴 시도 당장 멈추라

 

MB 정부 당시 국정원이 작성한 ‘MBC 정상화 전략’ 문건에서, MBC 장악의 마지막 단계는 바로 ‘민영화’였다. MBC를 민간 자본의 품으로 넘겨 영속적으로 길들이겠다는 음모였다. 인적 쇄신과 편파 프로그램 퇴출, 노조 무력화·조직 개편 등 MBC 장악 첫째, 둘째 단계 실행에 앞장섰던 이진숙은, 셋째 단계인 민영화까지 실제 추진하려 했다. 지난 2012년 당시 기획홍보본부장으로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만나 정수장학회가 보유한 MBC 지분매각을 모의했다.

 

윤석열 정권이 이진숙을 방통위 상임위원에 임명하려는 것은 이런 막가파식 실행력 때문일 것이다. 오로지 권력만 쫓는 그의 비루함을, MBC를 짓밟는 칼날로 써먹겠다는 계산일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지난 2021년 대통령 후보 캠프 언론특보로 임명했다가 거센 반발에 부딪히자 일주일 만에 자신의 손으로 내친 이진숙을, 이제 와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앉힐 수 있단 말인가.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에 경고한다. 이진숙 추천을 당장 취소하라. 이동관에 이어 이진숙까지 방송장악 적폐들의 집합소가 된 방통위는 존재 이유가 없다. 차라리 방통위를 해산하고 ‘방송장악위원회’, ‘방송적폐위원회’를 선언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솔직한 모습이다. 지금 당장은 한줌 권력에 취해 희희낙락할지 모르겠지만, 그 횡포가 더해갈수록 국민적 저항과 역사적 심판은 더욱 거셀 것이다.

 

2023822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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