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장악 무리수 당장 중단하라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 조작에 관여했다며 검찰이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결국 기각됐다. 지난해 7월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해 수사를 의뢰하고, 이후 검찰이 달려들어 반년 넘게 방통위를 이 잡듯 샅샅이 뒤져 만들어낸 수사의 결과다.

 

무리수, 무리수목적은 오직 공영방송 장악

 

서울북부지법이 밝힌 한상혁 위원장에 대한 영장 기각 사유는 극히 이례적이다. 법원은 “주요 혐의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어서 현 단계에서의 구속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보태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 자료의 정도, 수사의 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피의자의 자기방어권 행사 차원을 넘어서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적시했다. 통상 법원에서 영장을 기각할 때 ‘도망의 염려나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고 짧게 언급하는 것과는 큰 차이다. 한 마디로 검찰의 수사 내용이나 확보한 증거로 봤을 때 한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무리수였다는 판단이다.

TV조선 재승인 심사를 빌미로 검찰이 대대적인 압수수색과 소환 조사를 자행할 때부터, 결론이 정해진 무리한 수사란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방통위를 향한 집요한 수사의 종착점이 결국 한 위원장이 될 것이란 점 역시 누구나 짐작할 수 있었다. 한 위원장을 하루라도 빨리 쫓아내, 그 자리에 정권의 심복을 앉히고, 이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 해임, MBC 경영진 교체로 눈엣가시인 공영방송 MBC를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뻔한 의도였다.

 

이번 구속영장 기각으로, MBC의 장악 수순을 서둘러 밟으려 했던 윤석열 정권의 계획에 일단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공정과 상식을 내팽개친 윤석열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무리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영장 기각 사유에 아랑곳없이, 검찰은 한 위원장을 무조건 기소하고, 이를 빌미 삼아 한 위원장에 대한 해임을 강행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정권의 앞잡이로 전락한 감사원이 해임 제청에 앞장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행법상 임기가 보장된 방통위원장임에도, 오로지 공영방송 장악에 혈안이 된 이 정권에 법 규정은 보이지 않는 듯하다.

 

똑같은 시나리오무리한 방문진 감사 즉각 중단하라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현 정권의 무리수는 현재 방송문화진흥회에서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 관변단체가 요구한 국민감사청구를 빌미로 감사에 착수한 감사원은 벌써 3주째 방문진에 진을 치고 MBC를 향해 온갖 자료 제출을 압박하고 있다. 대외비 자료는 물론 감사의 대상이 아닌 서류들마저 무분별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진 감사를 명분 삼아, 감사원법상 감사 대상이 아닌 MBC를 직접 감사하겠다는 것이다. 방대한 자료 요구를 통해 뭐라도 꼬투리를 잡아보겠다는 의도임이 뻔하다.

 

감사원은 지금이라도 무리한 감사를 즉각 중단하라. 독립성이 보장된 감사원이 정권의 앞잡이 노릇을 하며 또 다른 독립 기관인 방통위를 압박하고, 그것도 모자라 방문진과 MBC를 직접 탄압하는 흑역사를 더 이상 기록하지 말길 바란다. 조합은 공영방송 MBC를 향한 정권의 무리한 탄압에 국민과 함께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다.

 

 

2023330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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