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들이 기어코 집단 항의방문을 강행했다. 권성동 전 원내대표와 국회 과방위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 MBC 편파조작방송진상규명 TF 위원장을 맡은 박대출 의원을 필두로, 윤두현, 김영식, 홍석준, 서일준, 이종성, 김미애, 윤한홍, 장동혁, 박대수, 정희용 의원 등은 오늘 오전 11시 20분쯤 대형 버스를 타고 MBC에 들어섰다. 박성제 사장 등 경영진이 외부 일정 등으로 면담 자체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음에도 일방적으로 항의 방문한 것이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욕설·비속어 발언에 대한 MBC의 보도를 두고, 기존 억지 주장을 되풀이했다. MBC의 보도가 조작·편파 방송이라며, 아무 근거도 없는 ‘정언유착’ 의혹도 거듭 반복했다.
박대출 의원은 “MBC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왜곡해 국익에 해를 끼친 사태에 대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묻는다”며 자막 조작 경위와 영상 유포자가 누구인지 밝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성동 의원은 한 술 더 떠 이번 사태를 ‘MBC 자막 조작 사건’으로 규정하며, “MBC가 ‘제2의 광우병 선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MBC 민영화 논의를 우리 국민 모두는 진지하게 시작해야 한다”며 공영방송 MBC의 ‘민영화’라는 정권의 검은 의도를 대놓고 드러냈다.
이들은 20여 분 가량의 기자회견을 마친 뒤 스스로 발길을 돌렸다. 그러면서 MBC에 대한 고소장을 이르면 내일 검찰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방문에 의연하게 대처했다. 조합의 집행부와 대의원, 조합원들은 이들과 물리적 대치를 전혀 하지 않고, MBC 로비에서 ‘언론탄압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윤석열 정부와 집권 여당의 어이없는 행보를 강하게 규탄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윤창현 위원장을 비롯한 집행부와 KBS, SBS, YTN, EBS 등 각 언론사 지·본부장들도 함께 연대했다. 윤석열 정부와 집권 여당이 MBC를 표적 삼고 집단 공세를 펴고 있지만, MBC뿐만 아니라 모든 언론사를 향한 언론 탄압임을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합은 MBC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좌표 찍기가 ‘공영방송 MBC 장악 음모’로 판단하고, 향후 예상되는 탄압에 더욱 강하고 굳건하게 대처할 방침이다. 아울러 MBC가 더 이상 정치권의 진영 논리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지배구조 개선 법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조합원들과 함께 적극 투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