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정치적 독립 강화를 위한 법안처리, 하반기가 마지막 기회다”
앞서 지난 4월 27일 민주당 의원 171명 전원은 ‘공영방송운영위원회’설치를 골자로 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의했다. 공영방송의 공적 책임을 실현하기 위해 KBS와 MBC, EBS의 이사회를 사회 각 분야 대표성을 반영한 25명의 공영방송운영위원회로 확대하자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법안은 상반기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았고,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지난 5월 하반기 국회에서 공영방송 지배구조 입법안의 최우선 처리를 약속했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 당에서 공영방송이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거대 정치세력이 집권할 때 마다 반찬투정 하듯 공영방송을 지적한다”며 “정치는 정치의 일을 하라. 누구도 손대지 못하고 오롯이 국민의 것이 될 수 있도록 공영방송을 되돌려 놓으면 될 뿐이다. 더러운 정치놀음을 즉각 중단하고 공영방송 정치독립을 위한 입법에 협조하라”고 소리를 높였다.
연대 발언에 나선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은 “여당은 공영방송을 지배할 생각이 없다고 이야기 하지만 그것이 솔직한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공영방송을 지켜내는 일, 이번 국회에서 끝장을 내야 한다. 지금 국회 의석은 민주당이 180석에 가깝다. 정치적 후견주의를 물리칠 수 있는 그나마 좋은 조건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며 조금만 더 견뎌서 뭉쳐서 투쟁하라”고 주문했다.
최성혁 MBC본부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MBC에 김재철을 정권의 하수인으로 내리꽂았고 원세훈 국정원장은 권력 지시에 따라 언론장악 시나리오를 철저히 실행했다”며 “당시 국정원에게 언론 장악 시나리오를 보고받았던 이동관 홍보수석, 김은혜 대변인은 윤석열 정부에서 또 다시 언론을 총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행동대장들이 피해자인 척 급조한 단체 이름으로 일방적인 주장을 연일 생산하고 국민의힘 인사들은 앵무새처럼 그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며 이러한 작태들이야말로 공영방송 정치적 독립을 위한 지배구조 개선법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투쟁결의문에서 “법안 처리가 늦어지는 동안 공영방송을 둘러싼 갈등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정치권이 손을 떼고 독립성을 부여하면 될 단순한 문제를, 정치권이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아 문제를 키웠다”며 “방송을 장악할 뜻이 없고 공영방송 거버넌스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던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가 인수위를 끝내고 출범하자마자 태도를 바꿨다.”고 비판했다. 또 “다수당인 민주당 또한 지난 정부 집권 당시 ‘공영방송 정치독립’ 약속을 결국 이행하지 않았다”며 “상황을 이렇게 만든 것에 일말의 책임감을 느낀다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책임 정당의 면모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어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 강화를 위한 법안 처리에 있어 올 하반기가 사실 상 마지막 기회”라며 “언론노동자들은 남은 100일을 허투루 쓰지 않을 것이다. 국회와 정치권이 스스로 방기한 책무의 이행과 완결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과 투쟁을 다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국회 앞에서 50분 가량 사전 집회를 마친 뒤, 언론노조는 행진으로 집회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풍선을 터트리며 ‘공영방송 정치독립 완결’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투쟁 발언에 나선 이형빈 MBC본부 부본부장은 “우리는 니편도, 내편도 아니다. 누구의 편을 들 생각은 추호도 없다”며 “우리 편은 오직 정도 그 자체다. 우리를 흔들지 말고, 우리에게 재갈을 물리지 말고 편들게 하지 말라. 언론의 정치적 중립성 지킬 수 있는 법 개정에 총력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투쟁발언에 나선 신동식 MBC본부 경남지부장은 “정치권 줄을 댄 낙하산 사장은 지역성에 관심없다. 정치권력에 야합하고 자신을 임명한 정치권에 잘 보여 임기를 채우거나 더 좋은 곳으로 가면 그만이다. 방송 제대로 될 리가 없다”며 “그러는 사이 시청자들은 우리의 방송을 외면한다. 종편, OTT등 다채널 시대에 공영방송 설 자리 잃고 흩어진다. 권력이 공영방송 사유화 하려는 시도를 이제는 끊어야 한다”며 법안 처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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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본부 결의대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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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혁 본부장 발언 내용>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넉 달여가 지났습니다. 온 사회 전반에서 수많은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우리 공영방송 언론 노동자들에게도, 특히 MBC 구성원들에게 가장 큰 분노는 바로 윤석열 정부의 언론관, 언론정책의 수준이 과거 이명박 정부때와 다를바없다는 점입니다.
모두가 다 아시겠지만, 지난 2008년 이명박은 독립기구였던 방송위원회를 대통령 직속 방송통신위원회로 바꾸고, 공영방송을 권력 아래 철저히 예속시키고, 김재철 같은 정권의 하수인을 내리꽂았습니다. 국정원은 권력의 지시에 따라 언론 장악 시나리오를 치밀하게 실행했습니다.
그 결과는 우리가 익히 아는 그대로입니다.
공영방송 MBC는 철저히 파괴됐고,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시간이 10년간 이어졌습니다.
그 때 그렇게 공영방송을 망가뜨렸던 주역들, 지금 다시 권력의 중심에 또아리를 틀고 있습니다.
당시 국정원에게 언론 장악 시나리오를 보고받았던 이동관 홍보수석, 김은혜 대변인, 윤석열 정부에서 또 다시 언론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국회도 마찬가집니다. 거의 매일같이 국민의힘 박성중, 윤두현, 권성동은 아직 임기가 남은 공영방송사의 사장보고 스스로 사퇴하라 닥달합니다.
MBC와 방문진 안팎에서 지난 이명박근혜 시절로 다시 돌아가기를 꿈꾸는, 그 당시 공영방송 내부에서 행동대장 역할을 했던 자들이 뻔뻔하게도 마치 자신들이 피해자인 척 하는 일방적인 주장을
국민의 힘 인사들은 그대로 앵무새처럼 되풀이해대고 있는 것입니다.
어제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정기이사회에서 국민의힘이 추천한 방문진이사가 MBC 사장 해임안 상정을 요구했습니다. 이 방문진 이사는 이명박근혜 시절 MBC를 망친 주범으로 지목받아 온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그의 일방적인 주장을 집권 여당 인사들이 끊임없이 되풀이해대며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이들은 과거 했던 대로 공영방송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를 앞장서서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작태들이야말로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한 지배구조 개선법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될 것입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우리 MBC 조합원들 끈질기고 힘차게 싸웠습니다.
무기한 파업도 불사했고, 해고도 감수했습니다.
촛불의 힘으로 겨우 그 암흑기를 벗어난 뒤, 우리는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공영방송 MBC가 더 이상 정치권력의 손바닥에서 좌지우지되어선 안 된다, 주인인 국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 정치권이 아닌 국민들이 사장을 뽑아야만 공영방송으로서 MBC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고 이용마 기자의 정신이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에 촉구합니다.
지난 5년, 지배구조 개선 법안 처리는 철저히 외면당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용마 기자에게 한 약속은 끝내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그 아까운 시간을 놓친 대가가 지금 다시 MBC를 그리고 모든 공영방송을 향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입법을 완수하십시오. 더 이상 주저할 시간이 없습니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마지막 기회입니다.
국민의힘에게 경고합니다. 방송장악의 시도들 당장 멈추십시오. 이미 이명박 정권때 똑같이 써먹었던 수법 아닙니까? 너무 노골적이고 뻔뻔스럽지 않습니까? 당신들이 스스로 얘기한 것처럼 언론장악 방송장악의 의사가 정말 없다면 증명하십시오.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한 법안 마련에
조속히 동참하십시오.
마지막 백일입니다. 지금 이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우리가 이미 경험했었던 암울한 언론의 퇴행의 역사, 아니 민주주의의 퇴행의 역사가 또 한번 반복될 것입니다. 정치권력이 아닌 국민이 주인 되는 공영언론, 공영방송 MBC를 만들기 위한 투쟁에 MBC 2천 조합원 끝까지 앞장서서 싸워나가겠습니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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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식 경남지부장 발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