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지부 공동성명] MBC NET 대주주와 이사회에 묻는다 MBC NET은 누구의 채널인가?

“MBC NET 사장, 김성환에게 묻는다. MBC NET은 통일교 채널인가?” 지난 8월 10일, 전국언론노조 MBC NET 지부가 발표한 성명서의 제목이다. MBC NET과 통일교의 관련성을 의심하는 갑작스러운 성명서에 조합은 의구심과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사태의 배경은 이러하다.

 

지난 8월 12일 MBC NET 김성환 사장은 통일교 주최 포럼 행사를 MBC NET에서 생방송을 하겠다고 방송 일주일 전 독선적으로 구성원들에게 발표했다. 구성원들은 일본 아베 전 총리사태로 인한 통일교에 대한 부정 여론과 제작상 물리적 어려움 등을 들어 방송 불가 의견을 냈다. 그러나 김성환 사장은 수차례 강행 의사를 번복하던 끝에 “내가 직접 하겠다”라며 으름장을 놓고는 해당 프로젝트 책임자로 현재 모 지역 MBC 소속 국장을 영입하여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언급하였다고 한다. 이후 MBC NET 지부의 위 성명서로 인해 취재가 시작되자 일단 뜻을 굽혀 해당 생방송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성환 사장의 방송 강행 의지는 아직 식지 않았음이 여러 경로로 확인되고 있다. 이 무슨 백주에 경천동지할 작태인가? 버젓이 공영방송 MBC의 로고를 달고 논란이 일 것이 뻔한 통일교 포럼 행사를 그것도 구성원의 반대를 무릅쓰고 송출하겠다는 김성환 사장에게 과연 MBC NET 사장으로서 갖추어야 할 방송윤리와 공영방송 의지가 남아 있기는 한 것인가.

 

작금의 심각성은 김성환 사장의 공영방송 의지결여나 독선적 전횡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MBC NET이 어떤 회사인가? 2007년 1월 출범한 MBC NET은 당시 19개 지역 MBC가 지역 제작 콘텐츠의 수도권 유통을 위해 총 36억 원이라는 출자금으로 설립한 명실공히 지역 MBC 슈퍼스테이션으로 명명된 지역 MBC의 자회사이다. 따라서 지역 MBC의 사장 한 명 한 명이 MBC NET의 대주주들이며 그중 일부가 이사회를 구성한다. 조합은 현 사태에 대한 MBC NET 주주들과 이사회의 입장이 과연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나아가 지역 MBC 사장들은 MBC NET에 대한 그들의 의무와 책임에 충실히 복무하고 있는지 다시금 묻지 않을 수 없다.

 

MBC NET과 통일교 간에 보이지 않는 인연의 끈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으로 거슬러 간다. MBC NET은 2012년 유기철 사장 시절부터 통일교의 모 인사와 인연을 맺어 이후 매년 통일교와 관련된 다큐멘터리 등을 MBC NET을 통해 방송해왔다. 십 년 넘게 이어져 오던 방송사와 협찬사의 인연이 결국 현 김성환 사장으로 하여금 ‘통일교 행사 생방송’이라는 독선적 무리수를 두게 만든 것이다. 2011년 선임된 유기철 사장은 선임 당시 ‘낙하산 사장’이라는 낙인으로 조합의 지적과 비판을 받아온 대표적 문제 사장이었다. 조합은 지역성을 최우선 덕목으로 갖추어야 할 MBC NET 사장 인사에 서울 출신의 낙하산 사장 보은 선임을 수차례 비판해 온 바 있다. 현 사태를 일으킨 김성환 사장 또한 선임 당시 조합이 신랄하게 비판한 대표적인 낙하산 사장이다. 요컨대 선배 낙하산 사장에서 시작된 MBC NET과 통일교 간의 어처구니없는 밀월관계는 이제 그 후배 낙하산 사장에서 마침내 그 종지부를 찍어야 할 것이다.

 

조합이 제기하는 비판과 힐난의 펜 끝은 MBC NET 김성환 사장의 책임추궁에 머무르지 않는다. 공영성과 지역성을 상실한 채 오랜 세월 자신의 정체성도 모르고 표류하는 MBC NET의 대주주와 이사들에게 엄중히 경고한다. 수년간 경영적자로 조합원들에게 비상 경영과 고통 분담을 부르짖는 지역 MBC 사장님들! 15년 전 지역 MBC가 생존을 위해 각혈하듯 마련한 36억 원에 대한 책임과 의무는 다하고 계십니까? 아니면 일 년에 한 번 열리는 주총에서 거수기 놀음으로 갈음하고자 하십니까? MBC NET이 그 설립 취지에 맞는 역할과 기능을 다 하지 못한다면 그 책임의 화살은 오롯이 지역 MBC 사장 한 명 한 명의 직무유기에 대한 비판의 화살로 날아들 것이다. 부디 지역 MBC의 고민과 애정의 산물인 MBC NET의 역사를 되새기고 MBC NET의 정상화에 충실히 복무하라.

 

 

 

2022년 9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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