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리는 낯익은 얼굴을 TV 뉴스에서 발견했다.
한때 공영방송 MBC의 수장 이었던, 국민들로부터 가장 사랑 받았던 언론사의 사장이었던 사람이다.
그는 권력의 부스러기를 탐하며 홍준표 전 대통령 후보의 유세현장을 기웃 거렸다.
우리 모두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구차하기 이를 데가 없는 모습으로 저러려고 국민의 방송을 지금 이 모양 이 꼴로 만들어 놓았는가.
우리는 도대체 어떠한 존재와 싸워 왔던 것인가.
김재철에서 시작한 언론 농단은
안광한으로 이어졌고,
김장겸 현 사장에서 정점을 찍고 있다.
MBC는 점점 절망의 늪으로 빠져들어 갔고,
헤어 나올 수 없는 절망 속에서,
구성원 모두가 국민들의 지탄과 손가락질에
고개를 들 수조차 없는 부끄러움을 품은 채
하루하루를 겨우 살아가고 있다.
우리의 치욕은 점점 극으로 치닫고 있다.
모든 보직 간부와 수뇌부가 정권의 하수인을 자처하며
공영방송 MBC를 무너뜨려 온 지 어느덧 9년이다.
적폐를 감시하고 비판해야할 MBC가 모든 국민들에게 적폐로 인식되고 있다.
당신들은 우리에게서 훌륭한 선배를 빼앗았고,
자랑스러운 MBC 보도국의 일원이라는 자부심을 빼앗았고,
시청자로부터 좋은 뉴스를 빼앗았다.
우리는 결코 정권에 편승해 사장 퇴임을 외치지 않는다.
정권의 견제와 감시는 우리의 사명이기 때문이다.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국민들은 MBC의 변화를 원하고 있다.
우리는 절망의 바닥을 이미 찍었다.
이제 반등만 남았다.
그 반등은 김장겸 사장의 퇴진에서 시작될 것이며,
국민의 품으로 돌아갈 MBC는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의 퇴진에서 시작될 것이다.
이제,
모두가 움직일 순간이 왔다.
2017년 6월 2일
<37기 구본원, 김경호, 남상호, 박선하, 신지영, 유충환, 이정은, 전준홍, 조윤정, 최 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