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방문진’의 선임 강행은 ‘극우 세력‘의 마지막 저항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가 어제(23일) 오후 이사회를 열어 임기 3년의 신임 MBC 사장으로 김장겸 씨를 선임했다. 곧바로 저녁 7시에는 주주총회가 열려 김장겸 사장을 확정했다. 속전속결이었다.
김장겸 씨는 MBC를 철저하게 몰락시킨 장본인이다. 김재철·안광한 사장을 거치는 동안 그는 정치부장, 보도국장, 보도본부장으로 지난 6년 간 MBC 뉴스를 좌우했다. 그가 정치부장으로 주도했던 2012년 대통령 선거 보도는 사상 최악의 편파보도였다. 보도국장 재직 시에는 세월호 유가족을 ‘깡패’라고 지칭한 것으로 알려져 국민적 공분을 샀다. 최근에는 최순실 게이트 사건을 철저하게 축소· 은폐했고, 오히려 태블릿 PC의 진위를 문제 삼는 ‘가짜 의혹’으로 사건의 본질을 왜곡했다. 그는 MBC 뉴스를 극소수 극우 세력의 전유물로 전락시켰다.
김장겸 씨의 사장 선임은 박근혜 청와대의 지침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주부터 김장겸씨의 ‘청와대 내정설’이 파다하게 퍼졌다. 공안검사 출신 극우파 인사인 고영주가 이끄는 방문진은 이런 청와대의 지침을 일사불란하게 이행했다. 선임 절차는 야당 추천 이사들이 모두 퇴장한 가운데, 여권 이사 6명만으로 강행됐다. 야당 추천 이사들이 “사장 선임 과정은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며 회의 공개를 주장했지만, 여권 추천 이사들은 ‘무조건 비공개’로 밀어붙였다. 야당 추천 이사들은 결국 사장 후보자 3인 모두가 자격이 없다며 퇴장했다. 표결 결과 5표를 내리 김장겸씨가 독식했다. 다른 투표지는 열어볼 필요도 없었다.
김장겸씨의 사장 선임은 박근혜 체제의 3년 연장과 다름없다. 탄핵에 직면한 박근혜 대통령과 그 잔당이 마지막까지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에 저항하고 있는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탄핵 소추를 인용하더라도, 대통령 선거에 대한 영향력을 끝까지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MBC를 친박 극우파의 선전매체로 장악하고, 끝까지 민주주의에 맞서겠다는 의도이다.
MBC 구성원들은 김장겸 씨를 사장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공영방송사 사장의 자격이 없다. 기자의 펜을 빼앗았고, 아나운서의 마이크를 빼앗았으며, 언론자유를 규정한 헌법 21조와 MBC 방송강령을 모두 위반한 인물이다. 아울러 MBC의 고위 간부들에게도 경고한다. 김장겸 체제에 줄 서지 않기 바란다.
폭력으로 강요된 침묵은 결코 오래 갈 수 없다. MBC 구성원들은 복종하지 않을 것이다. 공영방송 종사자에게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저항할 것이다. 반드시 MBC의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의 품으로 돌려드릴 것이다.
2017년 2월 2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