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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는 책임과 결단이 필요할 때
공정방송 깃발 아래, 또 다시 앞으로
다시 공정방송이다.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마지막까지 끝끝내 지켜내야 할 공정방송 깃발 아래 전국 2천여 조합원 모두가 어깨에 어깨를 걸고 드센 팔뚝질로 모여 뭉친 지 44일, 오늘 우리는 다시금 공정방송을 말하려 한다. 지난 권력의 무자비한 폭압 속에 무너졌던 공정방송의 가치를 되찾는 싸움,‘문화방송 재건 투쟁’은 이제 그 끝을 향해 한 발 한 발 전진하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투쟁의 전선 ‘지역’에서는 그것이 끝이 아님을, 우리들의 외침 ‘공정방송 사수’를 위한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임을 우리 모두는 알아야 한다. 또한 그 길에 어떤 아픔과 고난의 과정이 있더라도 우리는 멈추지 말고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살을 도려내는 아픔과 뼈를 깎아내는 노력 하나 하나가 쌓여 다가 올 미래에 ‘공정방송 대구MBC’ 로 지역을 이끌어갈 ‘대구MBC’로 다시 서야 하기 때문이다.
무너진 4년, 김환열 사장의 대구MBC
탈지상파 시대, 방송환경의 급변과 광고시장의 불황은 지역 방송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대구MBC도 예외는 아니었으며 설상가상으로 서울의 일방적인 광고배분 및 전파료 조정은 회사의 경영난을 더욱더 심각하게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자사 사장으로 취임한 김환열 사장은 앞서의 사장들이 그랬듯이 어려움에 처한 회사의 상황을 헤쳐 나갈 뚜렷한 경영비전도 제시하지 못했고 그 어떤 성과도 내지 못했다. 대구MBC의 경영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이 하나의 사실만으로도 김환열 사장은 불신임 받아야 마땅하겠으나 어떤 이유에서 인지 유례없이 연임에 성공하며 김장겸 체제하에서까지 승승장구 하고 있다. 이뿐인가, 몇 해 전부터 불거져 나오기 시작한 뉴스의 공정성 시비, 급기야 방통위 감사 대상으로 까지 전락한 뉴스의 공정방송 훼손 문제는 김환열 사장 체제의 대구MBC가 얼마나 참담하게 무너졌는지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 사라진 뉴스, 협찬 유치와 보이지 않는 인사 상 보상, 그 속에서 말로 할 수 없는 구성원들 사이의 갈등과 반목은 한 개인의 잘못으로 치부할 수 없는, 새 시대에 우리가 함께 싸워 극복해야 할 낡은 적폐에 지나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공정방송은 가장 기본적인 우리들의 근로조건
‘회사가 어려우니 어쩔 수 없었다, 예전에도 그래왔는데 왜 그것이 문제가 되는가’ 라고 누군가는 되물을 수 있다. 어쩌면 이 같은 생각이 구성원들 사이에 스멀스멀 스며들어 우리의 정신을 갉아먹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안에 내면화된 두려움, ‘회사가 어렵다’ 는 망령은 이제 분연히 떨쳐내야 한다. 냉정하게 따져 본다면 협찬과 행사 유치로 벌어들인 수익의 규모는 전체 매출 대비 불과 일부에 지나지 않으며 이 조차도 왜곡된 광고배분, 전파료 등 지역방송이 처한 구조적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적 보완이 뒤따른 다면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음이다. 어쩌면 그 같은 일은 지역사 사장으로서 김환열 사장이 가장 적극적으로 했어야 할 역할이고 그것이야 말로 ‘자율경영’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김환열 사장 본인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장인의 8주기 추도식 참석에서 보이듯, 정치권에 줄서가며 자신의 입신에 열을 올리는 낯부끄러운 모습만을 보여 왔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우리는 공영방송 대구MBC의 구성원으로서 객관적 사실에 입각한 보도와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라는 방송윤리강령을 보다 충실히 이행해야한다. 공정방송은 언론노동자들에게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근로 조건이며 그 어떤 경영상의 어려움으로라도 그 가치가 폄하되거나 훼손될 수는 없는 것이다. 더불어 조합은 82명 조합원들에게 요구하고 묻는다. 지금 우리는 직면하고 있는 이 모든 상황들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가, 그렇지 않다면 상처를 도려내고 새살이 돋기까지 힘들고 고되다 할지라도 기꺼이 그 길을 갈 준비는 되어있는가. 치열한 자기반성이 있어야 한다. 두려움도 떨쳐내야 한다. 실패가 쌓이고 쌓이더라도 멈추지 않는다면 그 모든 과정을 디딤돌 삼아 마침내 우리는 ‘공정방송 대구MBC, 당당한 지역방송 대구MBC’ 라는 승리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김환열 사장에게 요구한다!
하나, 지역사 사장으로서 책임과 의무인 ‘자율경영’ 과 관련, 회사의 경영악화라는 상황 속에서 그 어떤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고 실천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한다.
하나, 각종 협찬 유치와 뉴스의 공정성 훼손과 관련, 이를 강요하고 방조한 책임을 져야 한다.
하나, 이 모든 것과 관련, 스스로 사장 자리에서 사퇴하라.
2017. 10. 17.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대구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