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 의혹 낙하산’윤길용의 MBC NET 사장 선임 철회하라
‘지역사 전액 출자’ 회사에 세 번째 ‘낙하산’
지역MBC 프로그램의 전국 유통을 위해 설립된 ㈜지역MBC 슈퍼스테이션(이하 MBC NET)에 또 낙하산이 내려왔다. 지난달 31일 MBC NET은 주주총회를 열고 윤길용 전 울산MBC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주총에 참가한 지역MBC 사장들은 이번에도 서울 본사가 내정한 윤 전 사장의 선임을 추인하는 거수기 역할을 묵묵히 수행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이후 공영방송 MBC를 나락으로 떨어뜨린 부역자들은 서울 본사와 지역사, 관계회사 등의 요직으로 전리품 잔치를 벌이고 있다. MBC NET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MBC NET은 지역MBC들이 공동으로 전액 출자한 지역 전문 프로그램공급자(PP)이다. 양질의 지역MBC 콘텐츠를 전국으로 유통하고, 이를 통해 지역MBC 프로그램의 경쟁력을 끌어 올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설립된 회사이다. 상법상 관계만 따져 봐도 전혀 지분이 없는 서울 본사가 무슨 자격과 근거로 MBC NET에 ‘낙하산 사장’을 낙점한다는 말인가. 지역 사회에 대한 식견과 지역 콘텐츠에 대한 이해를 갖춘 인사들이 선임돼야 할 자리에 이런 덕목과 전혀 무관한 인사들이 벌써 세 번째 임명됐다.
회삿돈으로 방문진·경영진 등에 전방위 로비
사장에 선임된 인물이 윤길용이라는 점은 더욱 경악스럽다. 그는 서울 본사 시사교양국장으로 재직하며 간판 시사프로그램인 <PD수첩>의 몰락을 부른 장본인이다. 최승호·한학수 등 스타 PD들을 내쫓고, 정권과 자본에 비판적인 기획은 발제조차 막아 MBC의 PD저널리즘을 붕괴시켰다.
부역의 길에 앞장선 대가로 울산MBC 사장에 임명된 뒤에는 회사 공금을 쌈짓돈 삼아 전방위 로비에 나서 물의를 일으켰다. 지난해 지역사 정기 감사에서 윤 전 사장의 업무추진비가 심각하게 오·남용 됐음이 드러난 것이다. 그는 지난 2014년부터 자신의 인사권자인 본사 안광한 당시 사장, 현 사장인 김장겸 당시 보도본부장, 현 부사장인 백종문 당시 미래전략본부장과 방문진 여권 추천 이사인 고영주 이사장, 김광동·권혁철·김원배 이사, 임무혁 사무처장, 정수장학회 김삼천 이사장 등에게 명품 넥타이와 한우, 돌미역 등 값비싼 선물을 지속적으로 보냈다. 심지어 MBC 파괴의 원흉인 김재철 전 사장도 선물 대상 명단에 들어 있다. 백종문 당시 본부장 등에게는 업무추진비로 골프까지 접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윤 전 사장은 당시 ‘감사인의 태도와 언행’을 문제 삼는 적반하장을 보였고, 본사 감사국은 때 아닌 대규모 인사발령으로 해당 감사팀이 해체되는 파국을 맞았다.
탄핵 당한 정권에 부역한 대가로 승승장구해온 MBC 경영진은 지금이라도 인사 전횡에서 손을 떼라. 숱한 악행을 디딤돌 삼아 영전한 윤길용 사장은 스스로 MBC NET을 떠나라. 주권자인 국민과 역사의 단죄가 이뤄질 시점이 이제 멀지 않았다. 최소한의 양심이나 죄의식이 있다면 스스로 물러날 때라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
2017년 4월 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