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는 고영주를 즉각 해임하라
MBC의 관리 감독 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검사 감독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지난달 22일 검사 감독에 착수한 방통위는 방문진의 자료 제출과 현장 조사를 거쳐 행정처분만을 남겨 놓고 있다. 한 달여간 진행된 절차에서 방문진은 시종 불성실한 태도로 방통위의 검사감독권 자체를 부정하기도 했다. 방통위는 이제 좌고우면 할 것 없이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을 당장 해임해야 한다.
고영주 이사장은 공영방송 MBC의 이사장으로서 원천적으로 부적합한 인사였다. 공안검사 출신인 그는 평생에 걸쳐 극우적 이념 편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온 사람이다. ‘부림 사건’ 등 과거 독재정권의 숱한 간첩 조작 사건을 주도하며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를 파괴했다. 방문진 이사장에 임명된 뒤에는 MBC를 유린하는 데 앞장섰다. 노조원들을 ‘유휴인력’ ‘잔여인력’ 등으로 칭하며 제작 현장에서 쫓아내라고 MBC 경영진에 주문했다. 방문진의 광고 예산을 극우매체들에게 몰아주기도 했다.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MBC의 각종 부당노동행위와 방송법 위반 행위가 그의 지시와 묵인에서 비롯됐다.
지난 27일 방문진 국감에서도 고영주는 수준 이하의 언행과 막말을 쏟아냈다. ‘MBC가 공영방송이냐’는 의원의 질문에 “공영방송의 정의가 뭔지 모르겠다”고 답해 방문진 이사장으로서의 자격 없음을 스스로 드러냈다. ‘국정원장을 만난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국정원장은 애국활동을 하는 분이라 잘 알고 있다”고 말해 ‘방송 장악’을 실행한 국정원장과의 부적절한 만남을 시인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소신대로 했다면 우리나라는 적화의 길을 갔을 것”이라며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는 궤변을 되풀이했 다. 심지어 고영주는 이날 국감에 불참한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켜야 할 공영방송 이사장으로서 부적절한 처신도 서슴지 않았다.
고영주는 최근까지도 극우적 이념 편향 시각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노동조합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최순실이 국정농단한 게 하나도 없다. 태블릿PC는 가짜”라고 주장했고, 국정원의 MBC 장악에 대해선 “나라가 잘되게 하려고 한 것이다. MBC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는 방법”이라며 국민으로부터 탄핵된 정권을 두둔했다. 고영주는 당시 정권의 실세였던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부적절한 골프 접대를 받은 사실도 최근 밝혀졌다.
방통위는 하루라도 빨리 고영주를 공영방송 MBC의 이사장 자리에서 해임해라. 그는 공영방송을 극우 이념 세력의 놀이터로 전락시키고, MBC를 사적 이익 추구에 동원했다. 국정원의 방송 장악에 협력해 방송 제작 종사자들을 내쫓고 MBC의 위상을 바닥까지 추락시켰다. 그는 이미 노동조합법 및 노동관계조정법, 방송법 등의 위반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오른 범죄 피의자 신분이다. MBC 구성원들은 그를 이사장으로서 단 하루도 인정할 수 없다. 고영주가 하루라도 더 방문진 이사장에 머무르는 것은 MBC의 주인인 국민과 시청자에 대한 모독이다. 방통위는 주저하지 말고 고영주를 즉각 해임하라. 이는 언론자유 회복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염원하는 촛불민심의 준엄한 명령이다.
2017년 10월 3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