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언론 위에 군림 하려는가
최근 포항MBC의 특집 다큐멘터리 ‘그 쇳물을 쓰지마라’ 방영을 두고 포스코 회사와 노동조합이 보인 행태는 과연 1만 8천여 명의 직원을 거느린 향토기업인지 믿을 수가 없다. 직업병과 대기오염을 지적한 정당한 보도를 두고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포항시민과 언론사를 말 그대로 겁박하고 있다.
본인들의 주장대로 방송이 편파, 왜곡 보도라면 명확한 논리와 철저한 사실에 근거해 반박해야 한다. 관련법과 제도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바로 잡으면 될 일이다. 하지만 포스코 노조는 성명을 통해 투자철회와 소비활동 중단, 주소지 이전 등 지역사회를 볼모로 감정적인 협박을 서슴지 않고 있다. 회사 이전을 빌미로 지역사회의 온갖 특혜를 챙기고 수틀리면 이전하겠다고 위협하는 악덕기업의 전형적인 수법과 판박이다.
포스코는 지난 50년 동안 포항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지금의 성공은 시민들의 땀과 희생이 뒷받침된 결과물이다. 지역에 대한 투자와 봉사는 포스코가 당연히 갚아야 할 빚이지 부자기업이 베푸는 시혜가 아니다. 비뚤어진 특권의식의 그림자가 비친다. 하물며 노동조합의 발언이라니 듣는 귀를 의심케 한다.
열악한 작업환경으로 노동자가 목숨을 잃고 대기오염으로 전체 시민이 피해를 보는 현실에 대해 정상적인 노동조합이라면 통렬한 자기반성과 엄중한 상황인식으로 조합원을 보호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개선에 앞장서야 한다. 하지만 포스코 노조는 노동자 보호라는 본분을 망각하고 사망사고를 취재하는 정당한 언론활동까지 앞장 서 방해했다. 나아가 시민과 수십 년을 함께 해 온 지역의 공영방송사 포항MBC를 퇴출시키겠다는 폭력적인 언사까지 내비친 데는 경악을 금할 수 없다.
포스코는 도대체 어느 시대를 살고 있는지 묻고 싶다. 노동자의 인권을 짓밟고도 오로지 성과로 모든 악덕을 덮었던 권위주의적 과거의 향수에 여전히 갇혀 있는가. 지금이라도 시대착오적 인식을 벗고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보기를 권고한다. 언론의 감시가 제 역할을 하고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은 정의롭고 민주적인 사회의 필수적인 덕목이다. 포스코 회사와 노동조합은 상전벽해에 버금가는 인식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2020년 12월 2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