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 임원선임절차가 시작되었고 1월 마지막 주에는 MBC충북을 이끌 새로운 사장이 선임될 예정이다. 지난 몇 년간 끝이 보이지 않는 적자 경영지표와 이에 따른 혹독한 비상경영을 겪고 있는 MBC충북의 구성원들에게 ‘혁신을 통한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차기 임원 선임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고 중요한 전환점이라 할 수 있다.
지역 공영방송사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
불투명한 미래와 생존을 위한 비상경영. 구성원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고통분담에 기꺼이 동참해 왔다. 그러나 그 어떤 것보다 구성원들을 힘들 게 하는 건 지역 공영방송사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점점 줄어가는 뉴스, 상식적이라 보기 힘든 프로그램 편성을 비용절감이란 이름으로 포장해 일반화하고 있다.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임시방편이 공영방송의 가치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새로운 사장은 방송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고, 방송사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할 수 있는 청사진을 만들어내야 한다.
생존을 넘어 경영혁신을 이뤄내야 한다.
신임사장은 MBC충북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내기 위한 치밀하고도 확고한 전략을 지녀야 한다. MBC충북의 경영 상 황은 준비되지 않은 낙하산 인사의 시행착오를 용납할 수 있을 정도로 녹록치 않다.
첫째, 경쟁력 있는 콘텐츠 전략과 새로운 시대의 미래비전을 갖춰야 한다. 기존의 관행을 넘어선 사고의 전환, 혁신을 이끌 통찰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둘째, 다양한 수익구조를 창출할 수 있는 전략과 이를 실행할 강한 추진력이 요구된다. 구성원들과의 소통에 기반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최선의 방안을 선택해 이를 과감히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생존을 위한 효율적인 조직 운용 및 제작방식의 변화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두 개의 연주소를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재편하여 지역성과 경영효율화라는 가치를 모두 담아낼 수 있는 해법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넷째, 이슈화된 가칭 ‘세종MBC’에 대한 비전을 명확히 해야 한다. ‘세종MBC’ 설립은 말처럼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MBC충북의 구성원뿐 아니라 지역민과의 소통 속에 주도적으로 ‘세종MBC’ 논의를 이끌어갈 리더십을 갖춰야 할 것이다. 그동안의 논의를 바탕으로 본사의 원 엠비씨 전략과 광역화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공유하고 모든 관계 주체들의 신뢰 속에 단계를 밟아나가야 한다.
조직의 화합과 혁신이 이루어져야 한다.
비상경영은 많은 것을 바꿔놓았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고질적인 반목 문제가 채 해소되지 않은 시점에서 더욱 강하게 불어닥친 위기의 바람은 세대간, 직종간 갈등은 물론 저연차들의 이탈과 무기력감, 고용불안에 대한 우려와 상실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로 인한 외부적 요인들은 MBC충북의 구성원들을 한계로 내몰고 있는 현실이다.
따라서 신임사장은 언제든 조직의 화합을 위한 과감한 결정을 내릴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특히 과거의 갈등구도에 편승한 적당주의는 신임사장과 MBC충북의 가장 큰 적이다. 명확한 비전과 치밀한 실천방안, 소통을 통한 화합과 혁신의 길이 새로운 사장의 좌우명이 되어야 한다.
능력만 보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우리는 지역사 사장 선임절차를 존중한다. 또한 그동안 노사가 임추위 개선 논의과정에서 인정했던 간극 또한 이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현행 임추위는 지역의 현재과 미래를 담보할 준비된 인사를 선발하기엔 절차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많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MBC충북은 여러 특수성으로 인해 보다 준비된 인사, 현실을 정확히 알고 슬기롭게 혜쳐 나갈 수 있는 인사, 지역과 MBC충북의 현실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가진 인사가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에겐 시간이 많지 않다. ‘능력만 보고 사장을 선임하겠다’는 약속을 지켜볼 것이다.
2021년 1월 22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청주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