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사 출신 내정자 배출, 여전히 바늘구멍
– 객관적 검증, 구성원 정서 반영 절차 미흡
오늘(1/28) 위기에 처한 지역MBC를 책임질 새로운 진용이 결정되었다.
지역사 사장 선임과정에서 노사는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치열한 토론을 거쳐 지원자들 가운데 적임자를 찾기 위해 애썼다. 그 어느 시기보다 중요한 때임을 감안해 각 지부에서는 구성원들의 신망을 받는 후보자를 물색하기도 했다. 임추위원들과 박성제 사장이 부적격자를 거르고 적임자를 고를 수 있도록 해당 지부에서는 성명을 발표하고, 질문을 전달하였다. 이 모든 것은 적임자를 찾아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비롯된 일련의 과정이었다. 조합은 이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다.
이제 발표된 인선 결과를 놓고 조합은 복잡한 심경이다. 다소의 진전을 수긍하면서도, 여전한 간극에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자사 출신 사장을 강력히 원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지역사의 구성원들은 열패감에 빠져 있다. 여전히 서울 출신 지원자가 지역사 출신보다 우월하다는 선입견은 견고하다. 구성원들의 간절함은 본사 경영진의 선입견을 넘어서지 못했다. 한정된 시간, 부족한 자료 속에서 객관적인 검증은 촉박했으며, 구성원의 정서와 요구가 반영되는 통로는 좁았다. 물론 안팎에서 좋은 인품과 능력을 겸비했다고 평가받는 분들도 다수임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과거보다 긍정적인 인선결과이라 평가할 수 있음도 인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사 출신 내정자를 배출한 지역사가 매우 적다는 것은 여전히 실망스럽다.
새롭게 뽑힌 15명은 오는 3월, 각 사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임되기 전까지는 엄밀히 말해 ‘내정자’ 신분이다. ‘내정자’는 말 그대로 최종 결정 이전까지는 변경의 여지를 품고 있다. 이 말은 여전히 검증의 과정과 시간이 끝나지 않았다는,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는 뜻이다. 내정자는 오로지 절박한 각 사의 경영 상황을 개선하고 콘텐츠 경쟁력을 높일 방안을 찾는데 골몰해야 한다. 지난 3년간, 지역 지부는 보은인사의 폐해를 뼈저리게 느꼈다. 무능과 무책임이 드러난 일부 사장들로 인해 금전적 손실은 물론, 지역MBC의 미래조차 어두워졌다. 행여 ‘내정자’들이 이 절박한 위기를 눈앞에 두고도 명예에 취해 경거망동 한다면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조합은 박 사장의 인사권을 존중한다. 하지만 조합이 누차 밝혔듯, 그 인사권은 행사하는 권한이자 감당해야할 책임을 의미한다. 사측은 내정자들이 해당 지역사 문제를 풀어낼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제부터는 그 말을 증명해내야 한다. 조합은 그 어느 때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내정자들의 행보를 주시할 것이다. 내정자들을 위한 MBC는 없다. 내정자들은 MBC를 위해 존재해야 함을 명심하기 바란다.
2021년 1월 2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