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보도자료

故 이용마 조합원 2주기_그가 바라던 세상은 아직도 오지 않았습니다.

            故 이용마 조합원 2주기

그가 바라던 세상은 아직도 오지 않았습니다.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용마 기자를 떠나보내던 날 상암 MBC 광장에 내리쬐던 뜨거운 태양도, 그 태양보다 더 밝게 웃고 있던 영정 속 그의 환한 미소도 여전히 눈앞의 일처럼 생생한데, MBC 광장에는 그새 새로운 계절이 8번이나 밀려 들어왔다 부질없이 빠져나갔습니다.

 

   부지런히 걸음을 재촉한 건 계절뿐이었습니다. 이용마 기자가 생전에 그토록 염원했던 MBC 지배구조 개선의 시간표는 2년 전 그 날 이후 단 1초도 흐르지 못했습니다. 이용마 기자는 정치 권력이 언론을 장악하면 진실이 은폐된다며 정권에 좌우될 수밖에 없는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언론개혁의 핵심이라고 했습니다. 공영방송의 주인은 국민이며, 공영방송의 사장도 국민이 뽑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장 선출 과정에서 정부와 정치권의 개입을 차단하고 공영방송을 국민에게 돌려주었을 때 비로소 언론이 바로 설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도 관련법 개정은 지지부진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용마 기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대선 후보 시절, 투병 중이던 이용마 기자의 수척해진 두 손을 맞잡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을 확실하게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던 문 대통령이었습니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지배구조 개선을 제도적으로 보장해 정권이 언론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입법을 통해 노력하겠다고 공언했던 문 대통령이었습니다. 그러나 차기 대통령 선거가 7개월도 남지 않은 지금도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정권 말기 여권의 공영방송 장악의 야욕은 이달 초 방문진 이사 선임 과정에서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불과 한 달여 전 공영방송 이사 선임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최소한의 신의마저 저버린 채 입맛에 맞는 인사들을 방문진 이사로 밀어 넣었습니다. 심지어 지난 20여 년간 예외 없이 보장돼 온 MBC 추천 몫까지 빼앗아 여권이 낙점한 인사로 채워 넣는 파렴치한 만행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올해 공영방송 이사 선임은 그렇게 현 정권과 여당에 의해 또다시 정치적 입김으로 병들고 얼룩졌습니다.

 

   엄혹했던 시절에도 세상은 바꿀 수 있다고 믿었던 이용마 기자의 강철같은 신념과 의지를 우리는 오늘 절망 속에 다시 떠올려 봅니다. 그가 바라던 세상은 아직도 오지 않았습니다.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과 공정방송을 위한 투쟁은 이길 수 있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싸워야 하기 때문에 싸우는 것이라던 그가 가장 경계했던 것은 언론을 도구화하려는 권력과 그 앞에 무기력한 언론이었습니다. 언론은 권력을 가진 소수보다 힘없는 다수의 약자를 더 무서워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야윈 얼굴에도 놀랍도록 단단했던 목소리와 빛나던 눈빛, 냉철하게 불의를 꾸짖던 이용마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참언론을 향한 그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한 투쟁, 남아있는 우리가 이어가겠습니다.

 

 

 

2021820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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