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보

[노조특보호외]국민의 자산을 횡령했으면 법의 심판을 받아야하는 것은 의무입니다



 

노조 특보 (호외)


국민의 자산을 횡령했으면 법의 심판을 받아야하는 것은 의무입니다




  한 회사의 사장이 한 여성에게 회사의 공금 수십억 원을 몰아줬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그 여성의 오빠에게는 지사장이란 회사를 대표하는 자리를 만들어 주고 꼬박꼬박 고액의 월급까지 줬습니다. 사악한 폭군들이 향락을 즐기고 후궁의 친척들까지 벼슬을 주던, 옛 역사책에서나 볼 수 있던 일이 현실로 벌어졌습니다. 믿을 수 없게도 21세기에 국민의 자산인 공영방송사에서 벌어진 처참한 일입니다. 공영방송을 되살리기 위한 MBC 직원들의 투쟁은 이제 파렴치한 범죄자를 추방해야하는 투쟁으로까지 확대된 것입니다.


  김재철 사장의 갖은 비리들, 2년간 7억 원에 달하는 법인카드 무차별 사용, 특수 관계에 있는 무용가와 그 일가에게 몰아준 엄청난 특혜. 이 어느 것에 대해서도 회사는 지금까지 사과는 커녕 제대로 된 해명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당한 법인카드 사용이었다는 주장만 하며 감사결과는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두 달이 넘었습니다. 국내 최고의 오케스트라와 지휘자가 받는 개런티보다 더 많은 돈을 무용가의 단 한번 공연에 몰아주고는 기자들에게 ‘공연단은 사람이 많지 않냐’는 황당한 변명만 늘어놓고 있습니다.

  MBC의 자산은 김재철 사장 개인의 쌈짓돈이 아닙니다. 김재철 사장의 비리는 국민의 자산인 전파를 위임받은 공영방송사 사장이 국민자산 강탈한 대형 사건입니다. 이런 중범죄에는 침묵하면서 회사는 대신 PD수첩에 대한 징계가 정당했다는 뜬금없는 성명을 내놨습니다.


  다시 나타난 광우병의 발병 그 자체로도 PD수첩 보도는 국민보건을 위한 공익성에 부합했다는 것이 증명됐습니다. 정부가 2008년 광고와는 달리 검역을 중단하지 못하는 현 상황은 당시 부실 협상을 고발한 PD수첩이 정당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지난해 대법원의 판결은 ‘PD수첩의 보도가 허위’라는 것을 판결한 것이 아니라 ‘명예훼손이 전혀 아니다’라는 것이었고 일부 있었던 오류는 후속방송을 통해 이미 정정이 이뤄져 ‘사과방송은 필요 없다’는 것이 요지였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회사는 법원이 필요 없다고 한 사과방송을 감행하는 어처구니없는 코미디를 벌였던 것입니다.


  지금 회사가 제2의 광우병 사태에도 불구하고 PD수첩 사과방송이 정당했다는 뜬금없는 특보를 내놓은 의도는 뻔합니다. 김재철 사장의 파렴치한 국민재산 강탈사건에 쏠리는 시선을 어떻게든 분산시켜 보겠다는 것입니다. 아니면 곤란에 빠진 청와대에 또다시 조인트를 까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코미디 같은 특보를 쓰려다보니 쓸 말이 없으셨나봅니다. 회사 특보마다 해외 사례를 들먹이는 것을 즐기시는 그 분은 이번에도 난데없이 2004년 뉴욕타임스의 사과보도를 예를 들며 PD수첩 사과방송이 정당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체 2004년 뉴욕타임스의 사과를 읽어보긴 하신 겁니까? 뉴욕타임스의 사과 보도는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있다는 정부의 발표와 자료만 믿고 보도를 해 전쟁발발을 사실상 정당화하고 말았다는 것에 대한 통렬한 자기반성 이었습니다. 정부가 제공한 정보를 맹신해 검증하고 비판하는 언론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을 밝힌 고해성사였던 겁니다.


  반면 PD수첩의 방송은 30개월 이상이든 어떤 부위든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고 한 지난 2008년 정부의 주장을 검증하고 비판한 언론 본연의 임무를 다한 것이었습니다. 언론본연 임무를 못한데 대해 반성한 뉴욕타임스의 사과가 어떻게 국민건강을 위해 방송을 한 PD수첩을 비판하는 소재가 될 수 있습니까? 조합원들도 영어합니다. 그런 주장을 하고자 했다면 차라리 가공의 취재원과 인터뷰를 조작해 허위기사를 만들어냈던 2003년 블레어기자 사건을 인용하는 것이 더 적절했을 텐데 회사 특보 작성자의 가련한 노력이 안쓰러울 따름입니다. 

  

  다시 말합니다. 김재철 사장은 MBC 51년 역사상 처음으로 파렴치한 업무상 배임과 횡령사건을 저지른 중죄인입니다. 시청자에 대한 사과는 그나마 죄를 가볍게 해 줄 수 있는 유일한 방안입니다. 회사특보 끝 문장의 어휘를 인용해 김재철 사장과 경영진에게 충심어린 조언을 하겠습니다. 잘못을 시인하고 파렴치한 범죄에 대해 사과하는 것만이 시청자에게 끼친 모욕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는 방법이며 그래야만 50년 넘게 지켜온 MBC의 전통을 지켜나갈 수 있습니다.



2012년 5월 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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