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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특보11호] 최악의 막장 개편, MBC 라디오 붕괴 위기





 

최악의 막장 개편, MBC 라디오 붕괴 위기



“입사 이래 이런 식의 개편은 본 적이 없다.” 지난주 라디오본부 총회 자리에서 나온 말이다. 사원도 차장급도 아닌 입사 25년을 넘긴 최고참급 PD들 여러 명이 정말 똑같은 말을 했다. 조합이 받아 본 이번 개편안은 비(非)라디오부문의 눈에도 이상한 게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조합의 취재과정에서 라디오PD들은 ‘재앙’, ‘정신분열적’이라는 말까지 할 정도로 절망하고 있었다. 압력으로 김미화씨를 퇴진시킨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만이 아니다. 도대체 라디오본부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개편일이 언젠지 들은 적도 없다”


라디오 봄 정기개편일은 5월 9일이다. 그런데 라디오PD들은 개편일자에 대해서 제대로 전달받은 사람이 한 명도 없다. 모두 입에서 입으로 소문을 듣듯 전해 들었을 뿐이다. 개편일자 만이 아니라 제대로 공개되어 논의된 개편안이 거의 없다. 이우용 본부장 부임 이래 라디오본부장 방은 접근 불가능한 공간이 되었다. 이우용 본부장은 부장단과 함께 꽁꽁 문을 닫은 채 거의 모든 개편안을 독단적으로 처리했다. 개편의 한 축이자 프로그램을 만드는 주체인 PD는 완전히 배제되었다. 개편대상 DJ가 누군지, 없어지는 프로그램은 무엇이고, 새로 생기는 프로그램은 무엇인지, 거의 모든 게 본부장 실 안에서만 논의되고 결정되었다. 이렇게 2개 채널 48시간을 몇몇 보직자들끼리만 만드니 내용도 조악할 수밖에 없다. 채널별로 자세히 살펴보자.



PD, 제목도 기획의도도 처음 들었다


표준FM 개편의 핵은 물론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이다. 이 과정의 문제점은 이미 조합이 종종 알린 바 있거니와. <세계는...>에 관한 내용은 조합이 다른 지면을 통해 더 깊이 다루도록 하겠다.

FM4U도 그러하지만 특히 표준FM 개편은 거의 PD가 완전 배제된 채 이루어졌다. 그리고 그 결과 공영성과 다양성의 후퇴, 그리고 편성 완성도 저하가 눈에 띈다. 공영적 프로그램인 주말 문화 프로그램은 주중 프로그램 재방송으로 인해 폐지되었다. 프로야구, 프로축구 등 스포츠가 활성화되는 시즌에 스포츠 정보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갑자기 상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민요전문PD가 자의반 타의반 나가면서 사라지게 된 민요전문 프로그램 자리에는 80년대식 구식 포맷인 명사특강 프로그램이 나타났다. 주말 저녁 시간대에는 갑자기 4시간짜리 초대형 시사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보도국이 전면 결합하는 제작체계도 아닌데 4시간짜리 시사프로그램을 만들라? 한 PD는 “본부장이 시사프로그램을 만들어 본 적은 고사하고 들어 본 적이나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평했다.

청소년 대상 간판프로그램은 PD의 의견을 묵살하고 개편 임원진 보고 이틀 전에야 부랴부랴 새 DJ를 구해왔지만 그나마 개편일자를 맞추지도 못했다. 그리고 보고내용을 늘리기 위해 청취율이 떨어지는 새벽시간대를 급하게 개편했는데, 그 결과 이번에 입봉하는 PD에게 프로그램이 2개 맡겨지는 황당한 상황도 발생했다. 그 중 한 프로그램은 PD와 단 한마디의 상의도 없이 지난 주말 보직부장끼리 타이틀까지 다 정해서 일방적으로 지시를 내렸다. PD가 기획의도도 타이틀도 아무것도 모르는 프로그램이 개편안 완성 하루 전 만들어진 것이다.


DJ, 그만두라는 건가 말라는 건가?


이우용 본부장은 부임 초기부터 FM4U 채널을 쇄신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여러명의 DJ에게 그만두라는 주문이 전해졌다. 결과는? 오전 7시부터 밤 12시까지 메인타임 대에서 DJ가 바뀐 건 3개 프로그램이다. 그 중 하나는 이문세 씨가 개인사정으로 빠지면서 1달전에 이미 DJ가 바뀐 경우고 또 하나는 개편일자도 못 맞춰 6월에 진행자가 들어오게 된다. 남은 하나는 사내인사이다. 그나마 외부 인사 둘은 PD가 주도하여 개편이 이뤄졌으니 본부장과 부장단이 한 건 사내인사 한 명밖에 없다. 밤 시간대 모 DJ는 그만두라는 통보를 받았다가 다음날 번복을 하는 해프닝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기획사 매니저가 본부장실에 찾아가 항의하는 소동도 있었다. 그리고 역시 ‘그만두라’는 통보를 받았던 모DJ는 결국 대안을 구하지 못해 어물쩍 그냥 남기게 되었다.

섭외력이 없어 FM 쇄신에 실패한 본부장은 개편일자가 임박해지자 급하게 새벽시간대를 손보기 시작했다. 개편 2주전에 갑자기 외부 인사 한 명을 데려오더니 개편 열흘 전에 기존 프로그램을 폐지시키고 새 프로그램들을 신설했다. 이 과정에 PD가 모자라 한 명의 PD가 2개 프로그램을 하게 되었다. 물론 이 모든 과정도 PD들과 상의없이 결정되었다. 쇄신이라고 보고할 거리가 없자 다급하게 행해진 초치기 개편이다.



같은 시간에 라디오와 뉴스를 동시진행?


이렇게 땜빵식 졸속개편을 밀어붙이다 보니 개편의 기본원칙들이 허무하게 무너지고 있다. FM4U에 새로 투입된 DJ 한 명의 경우, 주말에 똑같은 시간에 라디오와 TV뉴스를 동시에 진행하게 되는 해괴한 사태가 벌어지게 되었다. 게스트 출연자조차 동시에 다른 채널에 나가는 걸 엄금해 온 터에, 상식 밖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개편 1,2주 전에 무더기로 바뀌는 프로그램이 쏟아지면서 기본적인 개편준비는 불가능해 졌다. 개편이란 새로운 프로그램을 배치하고 기존 프로그램도 새롭게 정비하는 과정인데, 이제와서 PD없이 기획된 프로그램들이 내려오고 있으니 제대로 된 개편구성안이 나올 수가 없다. 구성에 필수적인 고정출연자 섭외도 이제 시작이니 시간을 맞추기 무망하다. 지난 주말 사이에 갑자기 만들어진 프로그램들은 당연히 지금 staff 구성도 안 되어 있다. 라디오는 청취자 참여가 근간이 되기 때문에 홈페이지와 게시판이 필수적인데, imbc 담당자가 손오공처럼 분신술을 부리지 않는 한 5월 9일까지 홈페이지들을 제대로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 사정이 이러하니 프로그램을 재정비해서 경쟁력 있고 품질좋은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본연의 개편목적은 애시당초 불가능해 졌다. 회사 차원을 떠나, 청취자에게도 참으로 면목없는 개편이다.



이렇게 독재적인 경우는 처음이다


이우용 본부장은 부임 초부터 여러 명의 진행자 이름을 들먹이며 조직을 불안하게 했다. 정말 들으면 깜짝 놀랄만한 인물들이 여러 명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라디오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인 개편작업을 PD들 빼고 사실상 혼자 손으로 다 해치웠고 보직부장들은 이를 제지하지 못했다. 80년대 입사한 한 고참PD는 총회 자리에서 “지금 입사이래 없었던 일을 겪고 있다. 이렇게 독재적인 발상으로 조직을 움직이는 사람은 처음이다”라고 현 상황을 요약했다. 전 채널 전반적으로 PD들을 단순 하청업자로 만들면서, 그렇잖아도 김미화 MC 하차 문제로 들끓던 라디오본부는 지금, 입사년도를 불문하고 보직자 대 PD로 심각하게 분열되고 있다.

PD만이 문제가 아니다. 이우용 본부장이 처음부터 위협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으면서 지금 MBC 라디오를 지탱해 온 진행자들이 동요하고 있다. 한 80년대 입사PD는 “MBC에 충성을 해 온, 근간이 되는, 대표적 진행자들이, 나도 잘못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불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 이우용 본부장은 본계열사 편성책임자 회의에서 “FM4U 다음 개편 때는 진행자 확 바꾸겠다”고 공언을 해 버렸다. 개편은 청취자와 국민에게 좋은 방송을 제공하기 위한 엄중한 과정 아니었던가? 이우용 본부장의 태도는 개편을 자기 권력을 마음껏 휘두르는 칼장난 쯤으로 여기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다음에 잘린다는데, 누가 열심히 방송을 하겠는가?

분열된 조직 안에서, 자신의 고민과 아이디어가 배제된 프로그램을 맡았는데, PD들이 충심으로 일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사장 보고를 위한 누더기 당일치기 졸속 개편안의 품질이 엉망인 것도 당연하다. 이렇게 해서 나타날 결과는 조직의 분열이요, 결국 경쟁력의 저하다. 이미 김미화 씨가 하차하고 나자 모 광고주가 바로 수천만원 어치의 광고를 빼는 일이 발생했다. MBC 라디오는 국내 1등 라디오요, 지난해 순수익을 500억 정도 낸, 경영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조직이다. 지금 한 명의 전횡자에 의해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MBC 라디오가 정말 무너지고 있다.



최고참부터 막내까지, 라디오PD들이 모두 일어섰다



한 라디오PD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 “지난주 화요일 총회의 이우용 본부장 발언으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넘어 버렸다”고 표현했다. 김미화 씨가 압력으로 하차하고, 마구잡이 개편이 강행되던 와중에, 이우용 본부장은 조금의 설득을 위한 노력도 없이 고압적인 태도로 PD들을 상대했고, 그 결과 80년대 사번을 비롯한 전 PD들로 분노가 번졌다. 그는 김미화 씨 후임을 PD와 한마디 상의없이 일방적으로 정했다는 지적에 대해 “그건 PD 생각일 뿐”이라며 PD 탓으로 넘겼고, 일방적인 개편에 대한 질타에 대해서는 “나는 부장들이 PD와 이야기하고 있다고 보고받았다”며 부장 탓으로 돌렸다. 김미화 씨 후임으로 진행중인 최명길 국장에 대해서는 “얼굴과 이름이 매치가 안되었다”고 말해버려 핵심시간대 진행자 얼굴도 모르는 부실개편 상황을 실토해 버리기도 했다.

라디오PD들의 투쟁은 지난주 총회를 기점으로 다른 국면에 접어 들었다. 90년대 이후 입사자 중심이던 투쟁에 80년대 입사 고참PD들이 전면적으로 결합하고 있으며 투쟁은 다각화되고 있다. 현재 라디오PD들과 노동조합은 현재 4주째 피케팅 시위를 진행중이다. 노동조합은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을 비롯한 전반적인 졸속개편에 대해 공방협을 제기할 것이다. 현재 MBC 라디오본부를 되살릴 길은 유일하다. 이우용 본부장의 퇴진이다. 다른 카드는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 이우용 본부장 스스로 어리석게도 다른 길을 다 닫아 버렸다. 조합은 경영진이 지금 상황을 엄중히 직시하기를 충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한번 올해 경영계획을 천천히 되짚어 보시길 권고한다. 라디오, 정말 이대로 놔두셔도 된다고 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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