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문화방송 PD협회]

문화방송 PD협회

비상식적인 조직개편, 인사발령을 우려한다

- 무모한 결정이 가져올 불행한 사태에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다 -


 MBC에 급격한 혼란이 닥쳤다. 많은 구성원들의 냉정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김재철 사장은 연임을 통해 새로운 임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MBC의 새로운 3년을 책임지는 사장으로 결정되자마자 시작한 조치들은 많은 이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MBC PD협회를 비롯한 사내의 구성원들은 지난 2월 새 사장이 선출되기 전, 새 사장과 경영진이 갖춰야할 기준을 제시했다. 언론인으로서의 본분을 지켜 방송의 자유과 독립을 지키고, MBC의 정체성을 유지․발전시키며, MBC의 경쟁력을 지켜낼 수 있는 사장과 경영진을 요구했다. 또한 고품격의 방송문화를 이끌 의지를 가지고 조직화합을 이뤄낼 수 있는 사람이 새로운 사장이 되기를 원했다. 이는 비단 새 사장을 뽑는 기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장이 되는 이에게 기대하는 우리의 요구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장 임명 이후 갑작스레 단행된 조직개편, 뒤이어 발표된 인사발령을 보며 이런 우리의 기대가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불통과 독단이 횡행하고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이번 조치들이 과연 외압으로부터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지키고 공영방송으로서 MBC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결정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단절된 조직 내의 소통을 복구하고 화합을 일궈낼 조치들을 기대했지만, 사장과 몇몇 주위의 인사들만의 의사로 결정된 조직개편은 도대체 무엇을 위한 개편인지 이해할 수 없는 모양새를 만들고야 말았다. 가장 눈에 띄는 조직의 변화는 시사교양국을 편성부문으로 이관한 것이다. ‘어떻게’라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설명 없이 단지 ‘콘텐츠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며 시사교양국을 성격이 다른 편성본부로 이관시킨 결정은 아무리 생각해도 설득력이 없다. 오히려 ‘경쟁력 강화’, ‘새로운 도약’이라는 미사여구에 가려진 숨은 의도를 경계한다. 많은 이들이 이번 조직개편이 MBC와 시사교양국의 ‘경쟁력 강화’가 아닌, <PD수첩>을 비롯한 시사프로그램에 대한 ‘통제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이라는 의심을 갖고 있다. 더구나 새 국장 취임 이후 진행되고 있는 <PD수첩> 제작진의 대거 교체 움직임 등 일련의 상황들을 보며 앞으로 시사프로그램에 대한 통제가 더욱 노골화될까 우려된다.


 또한 각 본부, 국에서 발표된 인사발령을 통해 자리를 이동하거나 새롭게 보직을 맡게 된 인물 면면을 살펴보면 이들이 과연 공영방송 MBC의 독립과 정체성을 지키고 조직의 화합을 이룰 수 있는 인물들인지 의구심을 갖게 된다. 이미 각 조직에서는 이번 인사발령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앞으로 제작진의 자율성은 더욱 위축되고, 프로그램의 독립성이 훼손될지 모른다는 걱정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년간 상처받은 조직의 화합이 새로운 인사를 통해 이뤄지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결국 사장은 조직의 화합보다는 상하의 단절, 편 가르기를 계속하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발령은 외압을 막아내고 MBC를 지켜내야 할 경영진과 보직 간부들이 자신의 이해와 영달을 위해 서슴없이 MBC를 망가뜨릴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불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리는 이번 조치들이 가져올 결과를 염려하는 것이 기우(杞憂)로 그치기를 바란다. 하지만 앞으로 만약 조금이라도 참언론의 자세를 망각하고 MBC의 공영성과 독립성을 훼손시키려는 시도가 발생한다면 우리는 이번 결정이 MBC를 퇴보, 역행시키려는 사장과 그 주변 인사들에 의한 도발로 간주하고 모든 수단을 강구해서 막아낼 것이다. 우리는 비상식적인 조직개편과 인사발령이 불러올 불행한 사태에 대한 책임은 사장을 비롯한 그 주변 인사들에게 있음을 분명히 하며 끝까지 그 책임을 물을 것이다.



2011년 3월 2일

MBC PD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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