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기자회성명]‘R등급 강제할당제’를 폐지하라

 

‘R등급 강제할당제’를 폐지하라




또 다시 'R'이 우리 일터를 쪼개놓고 있다.

열정 가득해야 할 MBC의 현장에 자조 섞인 한숨이 가득하다.

스스로 합리적이라 자부해온 MBC 기자들이 비합리를 목도하고도 입을 닫은 채 묵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신상필벌에 반대하지 않는다. 조직을 유지하고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평가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 시행되고 있는 ‘R등급 강제할당제’가 우리 조직에 과연 어떤 효과를 내고 있는가.


국장도, 부장도 당사자에게 미안해하고, 동료들도 내 짐을 대신 진 것 같아 고개를 들지 못한다. 당사자의 참담한 심정이야 말할 필요도 없다.

그렇다면 회사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는가. 누가 득을 보았는가. 실익이라곤 아무 것도 없는 이 제도를 계속해서 시행해야 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

인사평가를 한 평가당사자가 미안하다고 말해야 하는 상황, 고과표를 받아들고 모두가 떳떳치 못한 이 상황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임원회의에서도 이에 대해 장시간 논의가 있었다고 한다. 우려도 표했다고 한다. ‘R'등급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줘선 안 된다는 말도 나왔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제도를 없앨 수 없는 이유를 우리는 도대체 알 수 없다. 다음 인사평가 시즌이 오면 또다시 수많은 ‘R'이 쏟아지고, 임원들은 또 장시간 ‘논의’를 하고 말 것인가.


제도를 유지하는 임원도, 인사평가를 하면서 미안하다고 말해야 하는 간부도, 불합리하다면서도 입을 닫고 있는 편집회의도, 동료의 아픔을 알면서, 내게도 그 차례가 다가올 것임을 알면서도 당장의 결과에 안도하고 있는 대다수의 ‘우리’도 ‘R등급 강제할당제’의 불합리함과 무용을 안다. 알면서도 손을 놓고 있는 모두가 기자들이다.  

스스로의 부당한 문제에 침묵하는 기자가 어떤 사회적 부조리에 입을 열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비록 늦었지만 이 반복되고 있는 집단적 바보짓을 끝내고자 한다.    


‘R등급 강제할당제’를 당장 폐지하라.

이번 R등급 평가를 모두 무효화하고, 합리적인 평가제도를 마련하라.


경영진은 합리적이고 신속한 결단으로 더 큰 저항으로 이어지는 사태를 미연에 막길 바란다.



2011년  2 월  14일

문화방송 기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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